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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스모지나 May 29. 2019

서른이 넘자 삶이 조금 편해졌다.

'나를 받아들인다는 것' 나와의 관계회복, 그리고 SNS 속의 나


잠시 나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나는 8년간 프리랜서로 혼자 일을 해오고 있다고 전했고, 많은 독립형 근무자들이 그렇듯, 나이를 이만큼 먹었다고 느낄 겨를이 없이 그렇게 서른을 넘겼다.


서른이 넘자 삶이 조금 편해졌다.



이는 물질적인 것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서른이 넘어가면서 드디어 심적으로 내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드릴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다. 물론 그 시점을 딱 '서른'이었다고 얘기할 수는 없어도, 20대 때까지는 어떻게든 감추고 포장하려고 했던 나의 단점들에 대해 더 이상 크게 거부감을 가지지 않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우리는 어디에서도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잘 쌓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나를 좋아할 수 있고, 내가 나를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가르쳐주는 곳이 없었다. 이러한 일들은 전적으로 스스로 터득할 수 밖에 없는 영역이라.. 좀 극성스러운 사람이라야 자기 내면에 관한 '심리학' 책을 읽어보며 적절한 방법을 찾아보는 정도랄까.


난 현재 30대를 살아가고 있음이 참 좋다. 누군가에겐 계란 한 판이란 나이가 거부감이 들 수 있을지 모를 일이지만, 나에게 있어 30대라는 시기는 비로소 '내가 나를 인정한 시기'이니까.


나의 지적 능력, 신체적 능력, 살아온 배경, 가정환경 등 그러한 것들이 타인의 기대에 못미칠까봐 두려워 가끔은 꾸며대기도 했던 나의 미성숙했던 자아는 이제 많이 성장한 듯 하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솔직하게 구별하는 것,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더 이상 아파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식으로 발전해 나갈 지 고민하는 태도를 서른이 넘어서 배우게 됐다.






SNS 속 자아와 실제 자아는 분명 다름을 인정해야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인스타그램에 사진 필터를 고르는 데 꽤나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과연 100프로 노필터(No filter)로 나를 보여 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예전에는 그런 행동에 대해 스스로 거북스럽게 생각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사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수많은 SNS에서 보여지는 사진들은 현실적이지 않음을 인지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다. 내 책 <나도 멋지게 살고 싶다>에서 '카페인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이러한 소셜미디어 속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라이프를 보면서, 자신의 인생을 불쌍히 여기고 우울함을 호소하는 병을 말한다. 한 통계에서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20-30대 절반 이상이 이러한 감정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많은 것들은 완벽한 리얼이 아닌, '필터'가 입혀진 모습들이라는 것을 똑똑하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비즈니스 목적으로 SNS를 사용하는, 자신의 개인 브랜딩을 위한 일이든 어쨌든 많은 것들이 사실이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것이 100프로 '거짓'이라 얘기 할 수도 없다. 결국 그것을 어떻게 믿든, 그건 보는 사람들의 선택이다.


나이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이야기를 곁들이는 이유는, 앞으로 우리는 점점 더 나를 표현하는 새로운 '아바타'를 SNS에서 만들어 내며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문득 2045년을 배경으로 그린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떠오르는데, 혹시 보지 않으셨다면 추천한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아바타 




여자들은 모두 실제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길 원하며, 미디어 속에서라도 자신의 나이보다 더 어려보이길 원한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을 누가 가적이라 꾸짖을 수 있을까. 비록 그 곳에서의 '나'가 100프로 리얼과 같지 않다고 해서 굳이 죄책감과 같은 감정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얘기해 주고 싶었다. 나를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가 만들어낸 소셜 미디어 속에서의 '나'는 어찌보면 또 다른 미디어 속 자아가 아닐까 싶다.








오늘 이야기는 기-승-전-결을 생각하지 않고 문득 나이에 관하여, 그리고 SNS 속에 보여지는 나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들을 나누고 싶었다. 나의 짧은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공감이 되길 바라며, 다음 이야기는 나와 같은 프리랜서,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를 살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는 이야기로 찾아 오겠다 :) 



* YouTube : http://www.youtube.com/jinaseong  (검색: 코스모지나)

* Instagram : @cosmojina 

* Blog : http://blog.naver.com/muse_elle

* Book : 나도 멋지게 살고 싶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371237

* Email : muse_el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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