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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Dec 21. 2020

워너브러더스의 마지막 한국영화 '조제' 개봉을 즈음하여

이제 직배 한국영화를 볼 수 없을까

*'DJ의 시네마 레터' 매거진은 매주 월요일마다 영화 박스오피스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 107번째입니다.


한동안 할리우드 직배사의 한국영화 제작, 투자가 활발했던 시기가 있었다. 부분적으로는 <박쥐>(2009)에 부분 투자를 했던 유니버설이나 <황해>(2010)에 부분 투자했던 폭스의 경우를 들 수 있는데, 본격적으로 로컬 프로덕션이 설립된 건 2013년작으로 신하균, 김상호, 이태리 등이 주연했던 <런닝맨>의 경우였다.(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제작,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배급) 폭스는 이후 <슬로우 비디오>(2014), <나의 절친 악당들>(2014), <곡성>(2016), <대립군>(2017) 등 활발히 한국영화를 제작하다 모 회사인 21세기 폭스사가 월트디즈니컴퍼니에 인수, 합병된 후 사실상 한국영화 제작이 끊겼다.


영화 '런닝맨', '슬로우 비디오', '나의 절친 악당들' 포스터


워너브러더스도 김지운 감독의 <밀정>(2016)을 시작으로 <싱글라이더><브이아이피><챔피언> 등을 거쳐 최근 <내가 죽던 날><조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작품들에 제작, 투자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김종관 감독의 신작인 <조제>(2020)를 마지막으로 워너브러더스 역시 한국영화 제작에서 손을 뗀다. 최근 <옥자>(2017)나 [킹덤](2019~) 등 로컬 콘텐츠 제작을 활발히 진행 중인 넷플릭스 등 OTT와의 경쟁에서 밀렸다는 판단 혹은 더 이상 수익성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작성 시점 기준 약 13만 9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시기를 불운하게 타고난 <조제>를 비롯해, 워너브러더스코리아가 배급하거나 제작, 투자, 배급했던 몇 편의 한국영화 흥행 성적을 간략히 정리해본다.


*아래의 관객평 지수(네이버, 왓챠, CGV)는 각각 네이버 네티즌 평점(10점 만점), 왓챠 평균 평점(5점 만점), CGV 골든에그 지수(100% 최고치)를 뜻한다. 수치는 글 작성 시점 기준이다.

*관객 수, 매출액 등 수치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KOBIS) 통계 기준이다.


<밀정>


개봉일: 2016년 9월 7일

관객 수: 750만 0,457명

매출액: 612억 7,007만원

관객평 지수: 네이버 8.44, 왓챠 3.6, CGV 94


워너의 한국영화는 시작부터 강력했다. 베를린, 베니스 등 해외영화제에서도 화제를 모으며 국내에서도 작품성과 흥행 모두에 있어 성공한 경우. 김지운 감독의 신작으로 송강호, 공유 등 캐스팅 역시 눈길을 끌어 750만 관객을 동원했다.


*DJ의 <밀정> 리뷰: (링크)






<싱글라이더>


개봉일: 2017년 2월 22일

관객 수: 35만 1,276명

매출액: 26억 8,551만원

관객평 지수: 네이버 8.31, 왓챠 3.4, CGV 88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주연의 <싱글라이더>는 <밀정>에 비하면 상업성 측면에서는 다소 밀리는 작품이었다. <23 아이덴티티>, <재심>, <조작된 도시>에 밀려 개봉 첫 주 4위로 데뷔했으며 누적 관객은 35만 명.








<브이아이피>


개봉일: 2017년 8월 23일

관객 수: 137만 3,316명

매출액: 109억 5,662만원

관객평 지수: 네이버 6.52, 왓챠 2.5, CGV 77


<신세계>를 성공시킨 박훈정 감독의 신작 <브이아이피>는 전작에 비해 싸늘한 반응을 얻었다. 개봉 첫 주말 1위로 출발했으나 바로 다음 주 5위로 추락하는 등 누적 관객 137만 명의 기록으로 간신히 체면치레 정도만 했다.








<챔피언>


개봉일: 2018년 5월 1일

관객 수: 112만 8,774명

매출액: 94억 7,113만원

관객평 지수: 네이버 6.29, 왓챠 2.5, CGV 89


마동석, 권율, 한예리 등이 출연한 <챔피언>은 당초 마동석 주연의 팔씨름 소재 영화라는 점에서 이슈 몰이를 했지만 개봉 후 그리 호의적이지 못한 관객 반응으로 간신히 100만 관객을 넘었다.









<마녀>


개봉일: 2018년 6월 27일

관객 수: 318만 9,091명

매출액: 272억 4,202만원

관객평 지수: 네이버 8.21, 왓챠 3.4, CGV 93


<밀정> 이후 작품들이 모두 애매한 성적을 보였던 것과 달리 <마녀>는 박훈정 감독과 워너가 협업했던 전작인 <브이아이피>를 훨씬 상회하는 성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배우 김다미의 주연 필모그래피 시작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인랑>


개봉일: 2018년 7월 25일

관객 수: 89만 9,029명

매출액: 70억 0,729만원

관객평 지수: 네이버 3.86, 왓챠 2.1, CGV 62


<마녀>와 한 달 간격으로 개봉한 <밀정> 김지운 감독의 후속작 <인랑>은 싸늘한 반응 속에 제작비 대비 심히 저조한 성적으로 아쉬운 마무리를 보였다. 누적 관객 89만 명.


*DJ의 <인랑> 리뷰: (링크)







<악질경찰>


개봉일: 2019년 3월 20일

관객 수: 26만 2,233명

매출액: 22억 5,661만원

관객평 지수: 네이버 5.83, 왓챠 2.5, CGV 79


이정범 감독의 신작이었던 <악질경찰> 역시 반응이 싸늘하기는 <인랑> 못지않았다. 개봉 첫 주 <돈>, <캡틴 마블>에 이은 3위로 데뷔했고, 누적 관객은 26만 명.


*DJ의 <인랑> 리뷰: (링크)







<광대들: 풍문조작단>


개봉일: 2019년 8월 21일

관객 수: 63만 7,461명

매출액: 52억 2,897만원

관객평 지수: 네이버 6.51, 왓챠 2.4, CGV 86


조진웅, 손현주, 박희순 등이 출연했던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늦여름 시장을 노렸으나 <변신>, <분노의 질주: 홉스&쇼>, <엑시트>에 밀려 첫 주 4위로 데뷔했고 결국 누적 관객 수는 63만 7천여 명에 그쳤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개봉일: 2019년 9월 25일

관객 수: 114만 0,876명

매출액: 89억 9,792만원

관객평 지수: 네이버 8.24, 왓챠 2.5, CGV 92


<인천상륙작전>에 이어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흥행 실패까지는 아니지만 애매한 성적으로 워너의 한국영화 흥행 이력을 부활시키지 못했다. 누적 관객 114만 명.









<나를 찾아줘>


개봉일: 2019년 9월 25일

관객 수: 64만 5,082명

매출액: 51억 1,701만원

관객평 지수: 네이버 6.83, 왓챠 2.6, CGV 87


배우 이영애의 14녀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화제가 되었던 <나를 찾아줘> 역시 흥행 성공작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평이한 편이었으나, <나를 찾아줘>가 개봉했던 주에는 개봉 2주차를 맞은 <겨울왕국 2>가 버티고 있었다. <나를 찾아줘>의 누적 관객 수는 64만 명.







영화 '내가 죽던 날', '조제', '킬링 로맨스'(가제)

올해 워너는 두 편의 영화를 개봉했다. 김혜수 주연의 <내가 죽던 날>, 그리고 한지민, 남주혁 주연의 <조제>. <내가 죽던 날>은 누적 관객 23만 명을 기록했으며 <조제>는 13만 9천여 명(12월 20일 자정 기준)의 관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남자사용설명서><상의원> 등을 연출한 이원석 감독의 <킬링 로맨스>(가제)는 2021년 상반기 개봉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여기까지가 워너의 마지막 한국영화 라인업인 셈. 한때 제작이 취소될 것으로 알려졌던 <마녀 2>의 경우 배급권이 워너에서 NEW로 넘어가면서 무산 위기를 넘겼다.


지난주 언급('또다시, 극장과 OTT 사이의 경계에 관해')한 것과 같이 워너브러더스는 북미 지역의 자사 2021년 라인업 전체를 극장과 HBO Max를 통해 동시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며 극장과의 갈등이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영화 입장에서는 해외 자본이 유입되는 것을 콘텐츠의 질적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HBO Max 등 OTT가 영화 업계의 주요 화두가 되면서 굳이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높은 현지 프로덕션을 택하지 않아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관객 접점 확대가 가능한 상황이다. <내가 죽던 날>과 <조제>가 성공적인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흐름을 꺾기는 어려웠을 거라는 얘기다.


인스타그램: @cosmos__j

그 외 모임/클래스 공지 모음(노션): bit.ly/cosmos_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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