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마친 후의 사소한 생각
말과 글을 즐겨 찾는 한 기자님의 소셜미디어 계정 페이지에는 "말은 간결하게, 생각은 또렷하게"라는 문장이 적혀 있다. 길게 말하길 좋아하고 복잡하게 생각하길 좋아하는 내게 그 말은 늘 '그렇게 되고 싶은 무엇'에 해당한다. 영화와 글쓰기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언제나 많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말할 내용을 그러니까 축약해야 하지만 세상의 수많은 복잡한 것들을 '한마디로 요약하기' 같은 걸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 많은 이야기들 중 '반드시 말해야만 하겠다' 싶어 지는 걸 추려내는 것이다. 사전에 시간 계산을 더 정밀하게 했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오늘의 클래스에서도 나는 더 많은 내용을 충분하게 설명하려 애쓰느라 예정보다 좀 더 긴 시간을 써야만 했다. 어쩌면 이것은 하나의 괴리에서 온다. 말하고 싶은 것과 말해야만 한다고 믿는 것과 청자가 듣고 싶어 할 만한 것 사이의 괴리. 언제나 본인의 글과 말에 대해 더 엄격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늘은 그 생각을 경험으로 재확인했다고 할 수 있겠다. (2019.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