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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삿헌 Oct 30. 2022

9. 디저트

템페는 달콤한 맛과도 잘 어울린다.

 떠나면서 본 일기예보에 도착지 뉴욕에 토네이도가 접근하고 있다는 예보가 있었다.  낯선 도시인 데다 도착 시간이 늦은 밤이어서 비 맞으며 허둥대지 않도록 미리 긴장해야한다고 머랏 속에 명령어를 입력했다. 

도착 후 짐을 찾고 택시를 부른 다음에야 천천히 주변이 감각된다. 미국 특유의 빅사이즈 승합 차량들이 부지런히 오가는 건널목에 서서 천천히 하늘이 보였다.  태풍이 익숙한 제주 여자여서 그런지 '저 하늘 너머에서 토네이도가 오고 있다는 거지?  어느 정도 위력일까? 토네이도도 보고 가겠구나~' 마음 한구석 궁금해오기도 했지만 곧 '오늘은 영향권이 아닌가 봐 다행이네.' 현실로 돌아갔다. 하지만 포털의 국제 소식은 늘 현지 상황과  좀 거리가 있는 건지, 다음 날에도 토네이도는 오지 않았다. 

 유명한 JFK 공항은 아름답지 않았다. 닫힌 공간인 비행체에서 내릴 때 맡아지는 도시마다의 고유한 향기가 있다고 믿어 왔는데 입국장은 후각으로 들어오는 아무 정보 없이 사무적인 인상이었다. 나도 사무원처럼  지갑은 잘 들어있는지 주머니를 재차 더듬어보며  택시기사에게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해둔 한인 게스트하우스 주소를 말하고 ' 뉴욕, 내가 왔어. 이제 차근차근 널 알아낼 거야.'  ‘큰일이 닥치면 모든 회로를 차단하고 단순해지면 되. ‘ 작게 한 숨을 내쉬며 주문같은 속말을 했다.  맨해튼의 북동쪽 아스토리아 지역으로 가는 동안의 차창 밖 풍경도 어둠이 내려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리스 이민자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다는 Ditmars BLVD 아스토리아 역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의 아침은  조용했다. 

낯선 도시에서의 첫 아침, 창밖에서 들리는 소음에 블라인드를 걷어보며 여행객 같은 낭만적 호기심이 드는 것도 잠시,  개강 전 남은 일주일 사이에 9개월 동안 살 집을 정해야 하는 큰일이 있고, 만드는 데 일주일이 걸린다는 요리사 유니폼을 맞추러 가는 가게의 지하철 노선도를 확인하느라 맘이 급해졌다. 지인 두 사람이 알려준 두 개의 연락처 중 한 사람이 그 길을 같이 가주기로 했기 때문에 약속한 지하철 역까지 가는 것이 내 첫 뉴욕 미션이 되었다.  구글 맵으로 몇 번 들여다보며 숙지하고 제법 간단하게 걸어서 도착한 N 라인의 종점 디트마스역은  건대역 비슷하게 소박했다. 독특하게도 은빛 기차 한량마다 미합중국 국기가 붙어 있었고,  컬러는 다르지만 우리나라 옛날 주황색 공중전화처럼 생긴 발매기에서 일정 횟수를 쓸 수 있는 티켓을 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뉴욕에 도착해서 무엇이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묻는다면 단연 지하철에 대한 것이라고 말하겠다. 인상파가 색채 현상으로 대상을 파악했다면 뉴욕의 지하철은 철의 뼈대를 가진 거대한 생물체 같은 동세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약속 장소는  유니온 스퀘어였는데, 7개의 노선이 통과하는 가장 복잡하고 큰 정거장중에 대표적인 곳이었다.  7개의 굴에서 쏟아져 나와 마구 엉켰다 흩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유니온 스퀘어 N라인  철골 난간에 서서 보고 있자니 “ 와! 배트맨의 고담시가 뉴욕이 아니라면 어디란 말이야?”  금방이라도 펭귄 맨이 나와 뒤뚱뒤뚱 뛰어다니며 낄낄댈 것 같은 풍경 속을 걷는 수많은 인종들 모습에, 이제 정말 뉴욕이구나 싶었다.   120년이 된 이 지하세계는 근육 중에 가장 먼저 뛰고 가장 늦게 까지 뛴다는 심장 ,  기차들은 부지런히 무언가 퍼 나르는 혈관 같이 느껴졌다.  삶이 한편의 영화라면 나는 볼만한 SF를 고른 것이야! 내 심장이 두근 대는 게 느껴졌다.

난간에서 내려다 본 유니언 스퀘어 스테이션
게스트하우스가 있던 N라인 종점역 기차

 살짝 헤매다 도착한 ok유니폼에서 사이즈를 맞추고나니 학교가 어디 있는지가 무척 궁금해졌는데,  동갑내기 그녀와 무작정 학교로 가보자고 의기투합 됐다. 학교 직원들은 무척 가족 같은 분위기였고, 내가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라고 말하자 나와 이메일로 서류를 주고받았던 직원을 불러 주었다. 그녀도 무척 반갑게 인사를 하고 학교를 둘러보게 해 주었다. 학교 사무실 로비에는 언제든지 차를 마시라고 몇 가지 오가닉 티백들이 뜨거운 물 정수기 옆에  준비되어 있었는데, 늘 비치 되있는 것 같았다. 그것을 보고 같이 간 친구가 “ 다행이에요! 학교 분위기가 참 좋아요. 사람들이 친절한 데다 공공의 장소에 저렇게 티백 서비스를 내놓는 곳은 미국에 흔치 않아요!” 하길래 다행히 학교에 대해 마음을 놓였다.  

학교는  21번가 5~6번 애비뉴 사이, 그 자리에 30년 넘게 자리 잡고 있는 중이었다.(지금은 요리학교 ICE와 합병되고 이전됐다.) 비건과 오가닉, 건강을 생각하는 조리의 개념을 음식에 처음 도입한 요리학교 내추럴 고메 인스티튜트 NGI. 안네 메리 콜빈이 1976년에 자신의 집에서 건강에 좋은 음식 강의하면서 시작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기분 좋게 학교에서 나와 자연주의 요리에 걸맞은 무언가 먹고 마시자며 구글 맵을 잠깐 뒤져 목장의 캐빈 같은 인테리어의  Eat More Plants라는 카페로 가서 커피와 핫케이크를 시켰다... 가난한 유학생 신분에 걸맞는, 가볍고 즐거운 첫날 발걸음 마냥 접시위에 동글동글 놓인 예쁜 메뉴였다. 

 학교 방문 첫날

템페도 디저트가 된다.


1. 글루텐프리 스위트 핫 와플 3인분  *non vegan  , 달걀사용



2. 페쿠키-  Vegan*

3. 단백질쉐이크1- Vegan*

4. 단백질 쉐이크2- Vegan*

5. 단백질쉐이크3- vegan*

6. 셰퍼드파이-Vegan*

7. 템페 브루스케타- Vegan* / non vegan

8. 템페숏케잌- non vegan/ gluten free

9. 디톡스 음료들-vegan*

10. 기본 비건 밀크만들기 vegan*

11.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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