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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구소M Jan 22. 2024

1914년 8월 5일 소식을 기다리는 마리-조세프

마리-조세프가 자크에게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내 남편

  동생들은 내일 제부를 만나러 루앙으로 가요. 그 편으로 이 편지를 부칠 거예요. 만나러 갈 수 있다니, 얼마나 행운인가요! 저는 이제껏 한 번도 동생들을 부러워한 적이 없었고, 늘 다른 사람의 행복에 기뻐했지만, 오늘은 타인의 운명과 제 운명을 비교하며 질투가 들끓는 걸 피할 수 없었어요.

 일요일 아침부터 당신 없이 지냈고 그날 이후로 당신과 시댁 식구 누구에게도 소식을 듣지 못했어요. 마음이 조금 힘들어요. 파리에 어린이와 환자를 위한 우유가 준비되어 있다는 신문을 보셨어요? 모든 신문마다 쓰여 있어요. 누구 하나라도 제 말을 들어줬다면, 2박 2일은 더 당신과 함께하는 행복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면서 분노하고 있어요.

 이틀 뒤면 우리가 결혼한 지 10개월이 돼요. 고작 10개월의 행복 뒤에, 소식도 없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며 기다리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요. 저는 지금 순간이 제 삶의 전부가 아니며 한 순간일 거라 확신하며 당신 걱정을 하지 않으려 하지만, 당신 연대가 전투 직전에 있으며 당신에게 뭐라도 적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록 서명뿐이라도 좋아요. 그걸로 당신이 살아있음을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제발 편지를 쓰세요. 이런 불안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것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니라 단언할 수 있어요. 그래도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고작 이런 속 쓰림으로 죽지는 않아요. 그러기에 저는 너무 건강하니까요. 동생 젠비에브가 내일 루앙에 가며 조카를 맡길 정도로 말이죠.

 우리 아가는 훌륭하게 상황을 즐기고 있어요.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고 매우 건강해요! 왜 곁에 없어서 아이의 성장에 함께 감탄할 수 없는 거예요!

 농장은 잘 돌아가고 있고, 일꾼 꺄롤이 다시 농장으로 돌아와서 다시 일할 수 있는지를 물으러 왔어요. 다른 이들도  돌아와서 다시 잘 일하고 있으며, 자매들에게도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해해 주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연인, 내 사랑, 제 마음은 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은 애정으로 가득합니다. 우리는 언제 다시 만나서 서로를 꼭 껴안는 기쁨을 누리게 될까요? 당신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기에 멈추겠습니다. 열정적으로 당신을 껴안으며 당신이 작고 사랑스러운 푸른 실핏줄 위에 긴 키스를 해줄 거예요.


마리-조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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