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관광 오는 사람들이 들르는 근교여행 코스 중 하나인 몽생미셸은 노르망디의 자랑이다. 바로 옆 지역인 브르타뉴 지역과 가끔 소유 논쟁이 있는 것 같지만,
그리고 필수 코스 중에 코스 오르세 미술관이나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보는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
미술사에서 가장 사랑받고 인기 있는 사조 중 하나 인 인상주의 화가들이 사랑하고 많이 남긴 풍경 중 하나가 여기 노르망디 지역이다.
모네의 유명한 정원이 있고 대작 수련을 그려냈던 지베르니
수많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사랑한 아름다운 절벽 에트르타
그들이 활발히 활동했던 옹플뢰르까지
여기 곳곳이 그들이 흔적이 있다.
그런데 왜 그들은 노르망디를 사랑했을까. 살다 보면 궁금증이 생긴다. 일단 날씨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위 널뛰듯 변하는 날씨.
그리고 겨울이면 해가 반짝 났다가 금세 흐려지고 비가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울적한 곳.
나의 구글 날씨 체크 앱이다.
이럴 순 없다.
일주일 내내 비라니
크리스마스 시즌에 비소식 ㅎㅎ
뭐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매번 날씨를 확인할 때마다 이래도 되나 싶다.
여기 노르망디는 일 년 내내 푸르르다.
비가 자주 내려 풀들이 겨울에도 풍부하고 그걸 먹고 자란 어린양은 세계 최고급 고기로 거래된다고 한다.
실제로 양고기를 많이 먹는다.
하지만 맛있는 양고기를 얻은 대신 날씨 탓에 사람이 멜랑콜리 해진다.
우리가 흔히 서양 예술의 근간이라 하는 멜랑콜리를 여기 날씨로 인해 뼈저리게 아니 뼈 시리게 느낄 수 있다.
나는 화가이기도 하지만 주부이기에 빨래를 해야 한다. 그래서 날씨는 매우 중요하다. 빨래가 빠삭하게 잘 마르느냐 아니면 눅눅하게 오래 기간 말려야 하느냐.
아마도 겨울 내내 빨래는 벽난로 옆에서 오징어 굽듯 몇 번을 뒤척대다 건조될 것이다. 잠자기 전에는 벽난로에 건조대를 바짝 붙여놓고 아침이 되면 냄새를 안 남기고 잘 말랐는지 점검하는 것도 참 일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날씨는 중요한데 밖에 나가 그림을 그렸던 인상주의 화가들에게는 얼마나 더 민감했을까.
인상주의가 탄생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직접 풍경을 보고 그릴 수 있게 튜브형 물감이 양산된 영향도 있다.
물감을 제조해서 사용했을 당시에는 스케치만 간단히 바깥 풍경을 보고하고 작업실에서 채색을 해서 인상주의 전 풍경화를 보면 현장감이 떨어진다.
그런데 인상주의 대표화가 모네의 풍경화를 보면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하다.
이렇게 야외에서 작업을 하는 인상주의 화가들이 노르망디의 이런 날씨도 사랑했을까. 그림을 그리려면 스케치북이 바람에 날아가고 물을 흐트러지고 물감에는 모래가 날아와 덕지덕지 붙고 손은 장갑을 끼지 않으면 시렸을 텐데. 날씨가 변덕스러워 좋은 날씨라 생각해서 나가도 금세 안 좋아져 작업에 시동걸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