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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윤성 Aug 04. 2022

우당탕탕 집 구하기

가난해도 집을 사야 할 이유

BUY TIME

시기가 좋아선지 운이 좋아선지 집을 구할 기회가 왔다. 지금은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고, 집값은 빠지거나 횡보하고 있다. 다들 우물쭈물 눈치만 보고 있는 장세인데 이럴수록 성급하지 않게 현명해야 한다는 건 당연지사.


우선 나는 실거주 한 채가 필요했다. 80%의 LTV를 해준다고 했을 때 약 4억 5천만 원 정도면 충분히 감당 가능한 빚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말했듯 빚지는 것도 능력이다) 특히 보금자리론 같이 체증식 고정금리로 만기 40년짜리 대출을 받는다는 건 놀라운 혜택이다.


당장 은행에 가서 같은 조건으로 대출해달라고 하면 외면받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몇 가지 조건들로 집을 알아보기로 한다.


CHECK LIST

똘똘한 한 채는 평범하지만 비범한 전략이다. 분양권 피 투자나 세 안고 매매니 여러 가지 투기 방법들이 존재하지만 리스크가 존재한다. 그리고 의외로 내가 앞으로 살 집을 적당한 가격을 지불한다는 것은 굉장히 리스크가 낮은 방법이다.


그리고 투자 가치도 대단히 중요하다. 처음 빌라나 주택 매수를 고민했던 것은 아파트보다 저렴한 시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싼 데는 싼 이유가 있는 법. 그래도 생활 만족도가 꽤 높아 보이긴 하지만 미래 가치를 보고 빚을 내서 집을 산다는 논리와는 부합하지 않아 제외한다.


그리고 가능한 살만한 집을 고른다. 녹물이 새거나, 어둡고 비좁은 상권, 동네 분위기 등 그 지역 자체가 주는 묘한 느낌이 있다. 감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저번엔 고덕에 잠시 다녀왔는데 건물들은 엄청 멋있게 쭉쭉 뻗어있는데 묘함 기시감이나 위화감이 들었다. 느낌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게 고른 곳이 어딘데

서울은 비싸고, 그나마 저렴한 곳은 낙후되어 있다. 출근할 때마다 목동의 구축 아파트를 보면서 지나가고 있노라면 그렇게 비쌀일인가 싶다가도, 그들이 서있는 땅을 본다면 가격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왕이면 준수한 컨디션의 건물에 살고 싶다.


재건축 기간(30년)을 꽉 채운 아파트는 이미 호재가 반영되어 가격들이 오른 터라 맘 놓고 구매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청약을 하기엔 이미 서울에 살고 있고 매수 가격만큼의 돈도 없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조금 더 멀어질 수밖에.


그렇게 고른 곳은 안양이다. 내가 생각하는 마지노선이기도 하고, 앞으로 교통이 더 좋아지면 과천이나 광명 같은 큰 폭의 상승세도 보여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종종 서울로 놀러 갈 수 있을 정도의 접근성"이 내가 지향하는 바이다.


낙관적인 비관론자

주식 투자를 약 3년 정도로 꽤 했지만 지금처럼 시장에 비관이 가득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우려는 우려를 낳고 걱정은 걱정을 낳는 것처럼 뉴스에선 세계 경제가 금방이라도 폭삭 주저앉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아직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집을 살 것이라고 얘기하지 않았지만 예상되는 반응은 다음과 같다. "지금은 아니야", "금리가 너무 올랐어", "빚은 언제 갚게" 등 많은 우려가 벌써부터 들리는 듯하다. 따지고 보면 몇년전에도 같은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 집을 사야한다면 바로 지금이 제일 싸다고. 주식 투자 경험으로 미뤄볼때 모두 두려워 할 때가 가장 용감해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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