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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좋아 Jul 02. 2024

아토피 환자인데,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아토피 회복 챌린지 15일 차

[근황]


한약을 하루에 2번 먹습니다.

선식은 두유에 타서 하루에 1~2회 정도 먹습니다.


'닭고기', '달걀', '밀가루', '튀긴 음식'은 최대한 먹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그렇다 보니, 구내식당에서 어떤 때는 흰쌀밥과 샐러드만 먹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때는 선식과 견과류 등으로 한 끼를 가볍게 넘기기도 합니다.


아내가 피부톤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합니다.

얼굴에 붉었던 것도 빠졌다고 하네요.

자제해야 할 음식을 조절하며, 한약을 먹은 효과이겠죠?


피부는 한약재 치료(스킨, 로션)와 침을 맞으면 한 차례 확 안 좋아졌다가 이제는 회복의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가려움증이 있을 때는 '항히스타민제' 한 알만 저녁에 먹고 잡니다.

수면의 질은 먹었을 때 확실히 좋습니다.

그러나, 잠결에 긁는 것은 여전합니다.

무릎 뒤 쪽을 한바탕 긁어 진물이 나게 만들고, 손등과 손마디를 긁어 또 진물이 납니다.

잘 때, 손장갑과 양말을 신고 자는데, 더 세게 긁나 봅니다.

이것을 잡고 싶은데, 잠결에 긁지 않는 약이나 방법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제]

아토피 환자인데, 자녀를 낳을 수 있을까요?

부모의 아토피가 혹시 자녀에게 물려 갈까 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릴 적, 아토피 치료차 병원에 가서 여러 번 들은 말이 있습니다.

"크면서 점점 낳아져요."

"성인이 되면 아토피가 없어집니다."

그 말을 믿었지만, 성인이 된 저는 아직도 아토피를 달고 삽니다.


자녀를 낳는데도 아토피가 유전이 될 것인가로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토피는 유전이 (안)된다.'

'아빠의 아토피가 아이에게 유전된다. 엄마의 아토피가 아이에게 유전된다.' 등.


아토피로 인한 고통을 제 세대에서 끝내야지,

다음 세대에게 혹 영향을 미친다면, 그렇다면, 자녀를 포기해야 하나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아토피로 고통의 터널을 지날 때면,

'내 몸 하나 돌보기 힘든데, 자녀를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습니다.


손과 발에는 습진(한포진)으로 물을 최소한으로 만져야 하는데,

아이는 하루에도 몇 번 씻겨야 할 수 있습니다.


통풍까지는 아니지만, 피부가 얇아져서 조그마한 부딪힘에도 갈라지고, 쓰라린데

어떻게 아이와 부대끼며 놀아줄 수 있을까?


햇빛을 피해야 피부에 땀이 덜 나고, 따갑고 간지럽지 않은데

아이가 밖에 나가서 놀아달라면 해낼 수 있을까?


결혼 후, 1년의 신혼을 지낼 때 즘,

신기하게도 제 아픔을 돌아보는 것보다 자녀를 낳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커졌습니다.

아마 피부가 진정되었던 시기 었나 봅니다.

참 신기했습니다.

인생의 바이오리듬이라고 할까요? 엄마 아빠를 닮은 아이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인간이 이기적이 되었습니다.

이전에 아이를 낳지 못하겠다는 생각은 풍선 바람 빠지듯 잦아들었고,

어릴 적부터 아이의 보습을 잘해주고 먹는 것을 잘 관리하여 아토피가 올라오지 않게 잘 돌보며 키우고 싶다는 마음만 커져갔습니다.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다행히 엄마의 피부를 많이 닮아서 아토피가 심한 아이는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물론 계절이 바뀔 때,

아이들이 라면, 과자 등 피부에 좋지 않은 음식을 즐겨 먹을 때면,

팔 접히는 부분과, 무릎 뒤편, 목 뒤에 오돌토돌 올라왔습니다.


그럴 때면, 먹는 음식을 관리해 주며,

샤워를 시킨 후 보습제를 잘 발라줍니다.

그렇게 관리해주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저의 아토피가 심할 때,

아이와 놀아주거나 특히 씻길 때 참 도전적입니다.

바깥에서 노는 것을 지켜볼 때면 그늘을 최대한 찾아서 그곳으로 피신합니다.

손에 갈라짐과 상처가 있어 물이 닿을 때 따갑지만,

아이를 씻길 수 있음에 감사하며 빠르게 씻긴 후, 아이에게 보습을 시켜주며 제 손도 얼른 보습을 합니다.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계속 제 몸만 돌보고 바라보고, 고통스러워했을 것 같습니다.

자녀가 있으니 주의도 분산되고

아이들과의 행복감은 아토피로 인한 아픔을 이겨낼 힘을 줍니다.


아토피 환우 여러분.

밝고 맑은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치료와 노력에 최선을 기하여

하루하루 멋지게 살아가 봅시다.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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