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날씨는
드디어 네가 꿈에 나왔어.
아마 전날 친구와 나눈 험담의 영향이 아닌가 싶어.
너는 평생 입지 않을 것만 같은 옷을 입고 있었고 또 그런 액세서리를 하고 있었어. 그리고 평생토록 입을 것만 같은 기나긴 치마를 입고 있었고 또 그런 화장을 하고 있었어. 우린 평생 엮이지 않을 법한 자리에서 만났고 평생 안 볼 것처럼 절규하던 마지막 장면은 꿈속에서 조차 잊지 못한 것 같았어. 그게 아니라면 나에 대한 기억은 모조리 잃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내게는 쌀쌀맞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어. 근데 나는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너의 옆모습만 빤히 쳐다보다 옆에 앉은 친구에게 이렇게 속삭였어.
"쟤, 진짜 예쁘다!"
내가 왜 저런 애를 놓쳤을까?
꿈속에서도 그 상황이 불편할까 봐 걱정해주던 내 친구는 고개만 끄덕거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