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지 않아?
나는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도 궁금하지 않아
그렇게 내쳐지는 사람도 많아 음지 안에도 사람은 있어
내가 그냥 버려지면 좋겠어 자리 잡은 게 하필 쓰레기통 근처 같아서
몸무게 변화는 손가락이 제일 먼저 안다 은반지가 헐거워졌으니까
행운도 고고하게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행복 속에 숨어서
파울라 이비자를 뿌린 날에는 벌레가 더 많이 달라붙는다
쫓아내도 자꾸만 귓속에서 불편한 소리를 내길래 영원히 귀속되는 건가 기뻤다
샴푸를 바꾸고 나서 머리카락이 잘 안 마른다
빠지지 않게만 해준댔는데 잘못 헹궜나
오빠 내가 뭘 좋아하는지 기억은 해?
나는 내가 뭘 좋아했는지도 까먹었어
그렇게 망각하는 사람도 있어 정지, 이동, 정지
길 막긴 싫은데 지하철 문 옆에만 서는 건, 닫히는 걸 정확히 보려고
왼쪽 눈썹만 이상하게 비뚤어지는데
늘 정직한 척하면서 자꾸만 가짜로 보여줘 왜 모르는 척을 해
설악산에서 맡은 거 내 나그참파랑 똑같다
어떤 말은 입에서 나올 때보다 날카롭게 귀로 들어와
아무도 같은 뜻으로 듣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