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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by 찬우

그 일은 잘 알지 못한 채 결정해야 했다

어떻게 사람이 변할 수 있는지

어떻게 마음이 그럴 수 있는지

변명할 수 있는지 해명할 수 있는지

알아야 했다


형체 없는 것의 크기를 잴 수 있는 장치 같은 건 없었고

필사의 필사와 반려의 반려는 짐작할 수 있었다

소음에 익숙했던 귀는

적막에 순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변화는 보통 그런 차이에서 체감하게 된다

계절이 바뀌었다


전염병은 어느 날 뉴스를 통해 종식됐고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 자리에 다른 노동자가 채워졌고 한동안 그 북적임이 불편했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살아가고 싶었지 필사적으로 살아남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그는 멍청하고 순진하단 소리 들어도

끝까지 꼴사납게 살아낼 거다


스물여섯, 그녀는 엄마가 됐다

스물아홉 귀빠진 날, 예민함을 물려주신 어머니와 그럼에도 살아갈 나날의 힘을 물려주신 아버지 앞에서 감사 인사를 올린다

우는 아이에게, 안녕을 빌어준다


어떤 일은 잘 알지 못한 채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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