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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zy canvas Sep 23. 2020

천일홍, 소박한 아름다움을 오래 간직하는 꽃

텃밭을 가꾸다 보면 매년 심게 되는 식물 몇 가지가 있다. 과채류 중에서는 오이, 토마토, 쌈채가 그렇고 꽃 중에서는 해바라기와 더불어 천일홍을 무조건 심는다. 일단 싹이 한번 나면 그 이후에는 따로 관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자라며 꽃도 오래 피기 때문이다. 한송이 한송이도 오래가지만 초여름부터 가을 서리가 내릴 때까지 많은 꽃들이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그렇게 오랜 시간 화단을 장식할 뿐 아니라 절화로도 그 아름다움을 충분히 발한다. 대부분의 꽃은 말리면 그 과정에서 색이 바래지지만 천인 홍은 본연의 색 그대로를 간직하며 마른다. 그래서 드라이플라워로도 활용이 많이 되는 꽃이기도 하다. 

천일홍은 분지가 많이 되는 꽃이다. 1 립을 심어도 줄기가 계속해서 나오면서 풍성하게 화단 빈 곳을 메워 준다. 재작년인가, 노지에 털털 털어버린 천일홍 씨앗 한 봉지는 하나도 발아하지 않고 우연히 화분에 심은 딱 1 립의 천일홍만 남아 있던 적이 있었다. 그 한송이가 죽어버릴까 금이야 옥이야 키우며 어느 정도 자란 천일홍 한 포기를 노지에 옮겨 심어 주었는데 그 하나가 무성한 포기를 만들며 자라 주었다. 덕분에 그 해에는 천일홍 꽃을 많이 수확할 수 있었다. 만일 노지에 뿌렸던 씨앗이 모두 발아했다면 아마 텃밭은 천일홍으로만 가득 찼을 것이다. 오히려 발아하지 않아 주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싶다. 

천일홍을 수확하면 종종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 작은 카드와 함께 선물로 주거나 아니면 목화나 다른 식물과 엮어 작은 꽃다발을 만들어 선물하곤 했다. 생화처럼 주고받은 그 순간에만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그 꽃 색을 감상할 수 있는 선물이 되기 때문에 천일홍은 나에게 '오래 간직하는 선물' 같은 느낌이다. 

올해도 밭에 천일홍을 심었다. 자주색과 붉은색, 흰색의 천일홍이 서로 다른 크기로 제각기 자라는 중이다. 가을 햇빛을 충분히 받으며 자라게 한 뒤 서리가 오기 전 갈무리를 해 주어야지. 그래서 또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선물로 만들어야지. 


천일홍 키우는 법

열대 아메리카 원산의 비름과의 일 년생 식물

높이: 40~50cm

개화기간 : 6월 말 - 10월 초(서리 내리기 전까지)

분홍색, 붉은색, 자주색, 흰색 등의 다양한 꽃 색이 있다. 

꽃말 : 영원히 변하지 않는 애정

햇빛 : 직광 / 양지

건조한 곳에서 잘 자란다. 

꽃은 말린 후에도 색이 변하지 않아 드라이플라워나 꽃차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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