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브랜딩에 도움이 될까?

브랜드 이야기부터 시작하기

by 코지오


교육자이자 논픽션 작가인 칼 뉴포트(Cal Newport)는


SNS는 생각보다 브랜딩에
도움이 안 된다


고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무척 공감했던 내용이다. 여러 미디어 채널과 관련 전문가들은 SNS가 가진 뛰어난 브랜딩 효과에 대해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겉으로 봤을 땐 뭔가 대단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빈수레와 다를 바 없었다.






SNS는 생각보다 브랜딩에 도움이 안 된다.


브랜드가 SNS을 활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자신들을 좋아하는 팬들과 더 깊은 관계로 발전시키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론 '매출 증대'이다. 결국 돈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사 제품, 서비스, 이벤트 등을 콘텐츠로 제작하여 주기적으로 업로드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의 반응을 적절히 응대하며 '소통'이라는 결괏값도 만든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우리가 특정 브랜드 서비스나 제품 구매를 결정할 때 그들의 소셜 미디어가 준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가? 그리고 한 달 동안 본 수 없이 많은 브랜드 광고 중에서 몇 개가 기억에 남는가? 내 지인과 지인의 지인한테 같은 질문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각각 '거의 없다'와 '기억나지 않는다'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더 많은 표본이 필요하지만 멀리 갈 것 없이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수긍할 만한 답이다.


예를 들어 손목시계를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보통 인터넷에서 내가 원하는 시계 정보를 찾아 읽는다. 대체로 실제 구매한 사람들의 후기나 브랜드에서 직접 만든 텍스트(상품 설명, 브랜드 스토리 등)를 읽는다. 그리고 가격과 브랜드 파워를 비교한 후 구매를 결정한다. 누군가는 시계를 잘 아는 지인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순서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체로 이러한 흐름을 탄다.


SNS에 친화적인 MZ세대일지라도 비슷한 루트로 흘러가는 편이다. 아무리 가독성 좋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중무장한 브랜드 계정일지라도, 결국 내 돈 쓰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믿고 신뢰할만한 양질의 정보를 찾는다. 혹자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잘 관리해서 매출이 증가한 브랜드가 많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매출 증대가 정말 'SNS 콘텐츠' 덕분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받춰졌기에 가능한 것일 수도 있고, 주변에 사용한 지인들이 많아 마침 콘텐츠를 보고 구매한 것일 수도 있다.


엄지 손가락을 빠르게 위아래로 움직이며 정보를 소비하는 SNS 세계에서 브랜드의 깊은 면모를 전달하기란 어렵다. 그러므로 소셜 미디어는 브랜딩 수단이라기보다 온라인 쇼윈도로 활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이 브랜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브랜드 느낌에 맞는 콘텐츠를 꾸준하게 업로드하면서 사람들이 가볍게 볼 수 있게 하면 된다. 브랜딩을 하겠다고 SNS에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면 실망감만 클 가능성이 높다.


차라리 전통적으로 블로그처럼 텍스트 기반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 '콘텐츠로 창업하라'의 저자 조 풀리지도 브랜딩 더 나아가 마케팅을 고려한다면 블로그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극찬한다. 브랜드가 가진 철학과 이야기를 문장으로 전달하는 것이 영상과 이미지보다 더욱 효과적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장르 불문하고 크고 작은 브랜드 중에서 자사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거나 자체 브로셔, 매거진, 책 등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오늘의집은 'Dear, House', 'O!HOUSE'라는 자사 매거진을 만들었고, 브랜드를 소개하는 매거진 B의 잡지와 공식 홈페이지 기고 글은 오히려 특정 브랜드 SNS보다 영향력 있을 때가 있다. 소비자들은 줄 글 형식의 콘텐츠가 브랜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콘텐츠보다 정보 수준이 깊어 브랜드 메시지를 이해하기 수월하다고 평가한다.






프리랜서로서 나란 사람을 알리기 위해 -소위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작년 여름부터 인스타그램을 운영했다. 글쓰기 어플과 이미지 등을 활용하면서 열심히 글을 썼고 계정에 찾아오는 분들을 진심을 다해 맞이했다. 매일 1~2시간씩 할애하며 댓글에 답변도 하고 먼저 찾아가 안부를 묻곤 했다. 그랬더니 확실히 빠르게 팔로워가 쌓였다. 그런데 딱 그뿐이었다. 더 이상의 드라마틱한 변화가 발생하진 않았다.


팔로워가 늘어나는 것만큼 콘텐츠만 소비하고 빠지는 '눈팅러' 비율도 늘었고, 유령 계정이나 이상한 부업 계정 유입도 생겼다. 또한 중간에 탈퇴를 하거나 더 이상 SNS을 안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계정이 성장하더라도 협업 제안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우리도 명품 브랜드 계정을 팔로잉한다고 해서 그들이 올린 콘텐츠를 보고 매번 구매하는 것은 아니지 않던가.


물론 내 실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주변에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프리랜서, 자영업자, 브랜드가 많다. 운영할수록 허수(虛數)만 늘어나고 실질적인 이익(매출, 팬덤 형성 등)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과거와 달리 경쟁자도 너무 많아졌고,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오늘날 하나의 콘텐츠, 하나의 브랜드만 찾는 사람도 몇 없다. 또한 무분별한 광고성 피드, 허위 정보,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오는 우울감 등 부정적인 결과에 피로를 느껴 SNS 자체를 안 하는 사람들 역시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애초에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지 않는 브랜드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가 그렇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셜 미디어에서 브랜딩을 하기란 더욱 어려워진 실정이다. 따라서 개인이든 브랜드든 지금 당장 수익 창출을 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텍스트 기반의 블로그 플랫폼으로 브랜딩 하는 것을 추천한다. 플랫폼은 다양하다.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 노션, 브런치, 워드프레스, 미디엄 등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브랜드의 깊은 생각과 내용을 담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쌓으며 브랜딩을 하고, 그다음 SNS을 활용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


여기 두 개의 카페가 있다. A카페는 평소 자신들의 이야기를 브런치에 기록했다. 팀원들의 시시콜콜한 일상부터 메뉴 제작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썼다. 그리고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브런치카노'란 새로운 커피 메뉴를 알렸다. 피드 하단에는 브런치 링크를 걸어 사람들이 A카페의 콘텐츠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반면 B카페는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커피 메뉴만 홍보한다. 어딜 봐도 이 카페가 어떤 곳인지 알 수 없다. 역시 새로 출시하는 '브런치카노'란 메뉴를 포스팅했다.


두 카페의 피드를 봤을 때 당신은 어떤 곳에 더 흥미를 가질까? 피드 퀄리티가 비슷하다면 '진정성'이 기록된 A카페를 선택할 것이다. 조금이나마 신뢰감을 주는 쪽에 손을 드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브랜딩이 구축되고 SNS을 전개하면 계정을 보다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다.






브랜딩은 이미지 몇 장, 광고 몇 개에 완성되지 않는다. 창립자의 철학, 구성원들의 이야기,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 어투와 문체, 디자인, 콘텐츠 업로드 주기 등 정말 다양한 것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브랜드 특유의 느낌'이 완성된다. 그래서 SNS의 짤막한 피드로 브랜드를 온전히 소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브랜드가 앞서 말한 것처럼 자체 매거진이나 브랜드 히스토리를 담은 책 등을 출간하고 있다. 또한 노션, 워드 프레스, 브런치,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신들의 모습을 기록한다. 소셜 미디어에서도 활동하고 있지만 확실히 결이 다르다. 전자에 비해 가볍고 마케팅적인 면이 더 강조되었다.


SNS가 브랜딩에 100%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 잘만 활용하면 멋진 브랜딩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미 여러 SNS 계정을 사용하며 퍼스널 브랜딩을 잘하는 개인 사업자나 브랜드가 존재한다. 단지 소수일 뿐이다. 브랜딩이란 성격 특성상 빠르게 생산되어 소멸되는 소셜 미디어보다, 느린 호흡으로 유지되는 텍스트 기반 플랫폼에 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진심을 꾹꾹 담아 써 내려간 문장과 적절히 고른 이미지를 조합하여 당신의 이야기를 전달해보자. 난 브랜드 라이터로서 글의 힘을 믿는다. 영상과 이미지보다 소비하는데 시간은 걸리지만 그 어떤 수단보다 상대방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브랜드의 반짝이는 이야기를 차곡차곡 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훌륭한 브랜딩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란 브랜드가 그리고 당신의 브랜드가.

더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았으면 한다.


당신의 빛나는 브랜딩을 응원한다.










<칼 뉴포트(Cal Newport)의 강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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