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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Mar 01. 2024

아, 내 청춘은 끝난 것인가?


타임머신을 타고 10대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닥치는 대로 많은 독서를 할 것이다. 다양한 책으로 쌓은 지식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아갈지 실마리가 된다. 나를 옥죄던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실타래를 풀어가듯 나를 찾아가는 10대를 보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10대에는 스스로 즐거운 공부가 무엇인지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나는 꼭두각시처럼 '영혼 없는 10대'를 보냈다.


20대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대신 나의 사상과 철학의 뼈대가 될 전공을 잘 선택하고 싶다. 또한 세계 여행, 국토대장정, 아르바이트, 사업 등 몸으로 부딪치는 경험들을 쌓을 것이다. 동시에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취미 활동과 평생 지속할 무도를 시작하면 좋겠다. 스펙을 위해서가 아닌 세계를 무대 삼기 위한 어학연수도 빼놓을 수 없다. 20대에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깊이 자신을 검증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나는 '쉼표 없는 20대'를 보냈다.


10대에는 생각이 없었고, 20대에는 여유가 없었다. 어느 시집 제목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며 후회한들,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사실 지금이라고 생각이 정리되고 여유가 생겼겠는가. 10년 후에 지금을 돌아보면 분명 후회투성이일 것이다. 인생이라는 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 수는 없는 법이니까.


청춘의 사전적 정의는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이다. 동시에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또는 그런 시절을 이르는 말'을 의미한다. 우리는 보는 대로 믿고 믿는 대로 본다. 사전의 권위에 굴복한 어떤 이들은 30대가 이미 져버린 청춘이라 믿는다. 그러나 또 어떤 이들은 30대를 꽃피울 청춘으로 본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우리는 끊임없이 부수고 또 부수어야 한다. 이미 결론을 내린 사항도 달라질 수 있음을, 변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만들고 부수고 만들고 부수고를 반복하면서 우리는 마침내 일반적인 한계 이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 박용후, <관점을 디자인하라>, 64쪽


박용후는 자신을 대한민국 유일의 '관점 디자이너'라고 소개한다. 자신이 관점을 바꿔 생각의 방향이나 구조를 바꾸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의 관점이 고정되지 않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을 때는 질문의 관점을 바꿔보라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는 늦은 나이가 아닐까?'라고 고민하는 30대를 많이 보았다. 나 역시 틀린 질문으로 30대 초반을 허비하며 보냈다. 출근하면 매일같이 매출 실적에 시달리며 나 자신이 하루살이같이 느껴졌다. 루틴한 업무에 염증을 느낄 때 우연히 동료가 추천해 준 책을 읽었다. 그 속에는 업무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인사이트가 보석처럼 박혀 있었다. 


매너리즘에 빠져 흐리멍덩했던 나의 눈빛이 다시 영롱하게 반짝였다. '기존에 하던 일을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을 이렇게 바꾸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주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창의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바로 어제까지 퇴사를 생각하던 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나는 딴사람이 되어 있었다. 지나고 보니 당시에 나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저 재미없고 힘든 일상을 회피하려 했을 뿐임을 깨달았다. 



'내 청춘은 끝난 것인가?'라고 고민하고 있는가. 날마다 거울 앞에서 늘어가는 주름살, 쳐지는 뱃살을 보며 한탄하는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태어나서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오늘의 나는 가장 늙었다.'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자. '내 청춘이 지금이라면 당장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남아있는 인생에서 오늘의 나는 가장 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감사할 것이다.


30대에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 10, 20대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았다. 책을 읽기 시작했고 나 자신이 누구인지 처절하게 탐구했다. 아내와 한 달간 해외에서 살아보기도 했고 1년간 육아휴직도 했다. 책 3권을 썼고 검도 유단자도 되었다. 40대에 이루고 싶은 꿈도 정리했다. 쉰 살이 되기 전까지 7권의 책을 더 써서 총 10권을 출간한 작가가 되는 것이다. 국토대장정에 도전하고 가족과 함께 해외 어학연수도 떠나고 싶다. 


나의 청춘은 현재 진행형이다. 오늘 나는 가장 젊고 아름다우니까. 



※ 이학기 반장의 저서 <서른, 진짜 나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중에서 일부 내용을 재구성한 글입니다.





[이학기 반장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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