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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45일의 유럽여행 총정리 & 에필로그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이 하루빨리 유럽에 다녀오셔야 하는 이유들

오전 6시 10분. 파리 숙소를 떠나며

드디어 짧지 않았던 유럽여행 마지막 날 새벽이 밝았다. 그날도 5시 반에 일어나 출근하는 친구와 유사쿠를 보내면서, 이후엔 한국에서 보자는 포옹으로 고마움과 아쉬움을 표현하는 작별 인사를 했다. 실제로 이후 난 친구를 몇 년 뒤에 한국에 온 후에나 볼 수 있었다. 일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할 정도로 그 후 파티시에 일을 정말 열심히 하면서 살았다고 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으니 여기 파리에서 전문 스승에게 수련을 받고, 오래 일한 후에나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매장도 내게 될 수 있었으리라. 정말, 그냥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쉬움을 한가득 안고 공항으로 향하던 내 모습
공항내 역에 도착 후, 에어프랑스(자국 국적기)가 아니어서 모노레일로 역 근처 터미널로 이동

말레이시아항공이라,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항공편 탑승 시간은 오후 12시였다. 오전에 파리에서 더 일을 볼 것이 없었기에 아예 공항에 8시 전에 일찍 가버렸다. 늘 적는 내용이지만 정말 여유 있게, 특히 비행기 탑승 전에는 서두르는 게 좋다.

<택스 리펀 창구>

'택스 리펀(tax refund)'해외에서 구입한 물건을 해당 국가에서 쓰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세금을 면제해 주는 것. 샤를드골공항에 이 창구가 있다. 보통 유럽여행을 가면, 쇼핑 품목이 많은 파리에서 대부분 제품들을 구매해 출국하기도 하기에 이곳은 쇼핑러들은 반드시 들러야 세액 면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당시 8시가 넘은 시간인데 줄이 저 정도였다. 그러니, 쇼핑 품목이 많다면 그걸 계산해 더 일찍 도착해있어야 한다.

이렇게 잠을 자도, 비행기를 놓치지 말고 일찍 공항에 가서 자는 게 낫다
일찍 가서 보딩패스를 체크하며 좋은 좌석을 받고
비행기 탑승 전까지 3시간 동안 아무 사진도 없는 거 보니 공항 어딘가에서 꿀잠을 잤었나 보다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유명 도시의 공항들을 가보면 저마다 특색이 있다. 그래도 내가 사진을 더 찍지 않은 거 보면, 당시에 아무리 피곤했고 할 일이 없었을지라도 엄청 특별한 모형이나 장소는 찾지 못했던 거 같다. 하지만 세계적인 도시인 파리의 이 샤를드골공항이(CDG),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지 모른다. 관광객들에게 더 좋은 경험과 소비를 하게 만들어야 하니까 말이다. 그 당시 내가 느낀 드골공항은, 인천공항의 외관 및 편의성보다는 부족한 모습이 꽤 보였다. 한국의 인천공항은 현재 와이파이, 전자제품 충전, 식수 제공 등의 서비스는 물론이고 정말 없는 게 없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공항인데 당시 어렸던 내게도 그게 느껴졌었다. 세계 최고의 도시라는 파리에 공항만 가봐도 우리 인천공항, 한국의 서비스가 정말 대단 of 대단하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다. 우린 전 세계 어느 나라, 그 어디를 생각해 봐도 그보다 훨씬 감사한 환경에 살고 있는 것.

사람과의 장소와의 이별은, 언제나 아쉽다.
몇 번 타봤다고 이제 비행기 탑승이 익숙해졌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
프랑크푸르트를 지날 때쯤 지나칠 수 없는 맥주 방앗간(?)이 생각나 한 잔

그때 아마 목이 말랐거나 조금 자기 전에 아마 맥주를 시켰을 거다. 그게 짧게라도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을 주었기에, 기내에서 생긴 습관.

아마 동남아식 볶음밥인 나시고랭(Nasi Goreng). 맛있었다
<의형제>는 무난하게 봤고
<평행이론> 도 봤었네...

난 지금까지 비행기를 적지 않게 타봤지만 너무 피곤해도 잠을 한 번에 2시간 이상 자본 적은 없는 거 같다. 내가 기내에서 효과적으로 쉬는 나름의 노하우를 적어본다. 첫째, 졸리다 싶으면 미리 음주자는 가볍게 음주 후 비음주자는 좌석을 편히 늘리는 등 잘 세팅하고 잘 채비를 한다. 둘째, 승무원에게 눈을 가리는 안대를 달라고 하고 숙면 시 활용한다. 이게 주변 시야를 잘 가려주기에 잠을 청하는데 도움이 된다. 안대는 보통 저가항공 외엔 있는 것으로 알지만, 어떤 저가항공엔 구비돼 있기도 하다. 셋째,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은 모두가 식사를 하거나 기내에 환하게 불을 켜놓고 있을 때 책, 지루한 영화 등을 보면서 본인을 졸린 상태로 만들고 이후 어두울 때 잠을 들게 만드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착륙 전 난 최소 30분 이상은 반드시 숙면을 취했는데 이게 착륙 후 피로를 푸는데 상당한 도움이 됐다. 여기서 중요한 건, 본인이 잘 숙면을 취하고 깨도록 하면 좋다는 것.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비행기에서 한 번에 두세 시간 이상 잠만 자면 그날 밤 잠을 못 자는 경우도 있으니 본인이 컨디션을 잘 관리하면 된다.


난 보통 기내에선 활자 책이나 영상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다가 스르르 졸리면 맥주나 와인 등으로 한 잔 음주를 하고 30분에서 1시간 이내로 자고 깨곤 했다. 이런 사이클을 몇 번 반복하면, 5시간 이상의 비행에서도 별 피로 없이 보내고 착륙 후 바로 활발하게 여행하는데 도움이 되곤 했다.

오므라이스와 소시지, 크로켓(croquette; 겉바 속촉 으깬 감자) 등. 맛있었던 두 번째 기내식

보통 비행시간이 6시간 이상이면 기내식이 두 번 이상 나왔던 듯(경험상 국적기가 최소 3시간 정도의 비행 시, 한 번 정도 나왔던 듯) 하다. 물론 중간에 스낵 및 컵라면 등(외국은 noodles라고 보통 비행기 인근 국적 라면 보유) 간식은 보통 요청하면 갖다 준다. 또한 승무원을 부를 때나 왔을 때, 이왕이면 필요한 것을 한 번에 다 요청해 주면 바쁘고 힘들 그들의 노고를 덜어주고 요청하는 사람 및 해당 국적의 매너와 격식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고객용 커스토머 페이퍼

해당 항공사에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면 적어서 내면 좋으며 사례가 구체적이면 더 좋다. 해당 직원분께 도움이 된다고 들었었다.

6시간 이상이 걸려 쿠알라룸푸르공항(KLIA) 에 도착!

저녁 7시쯤 공항에 도착해서 남은 말레이시아 화폐 링깃(RM), 달러로 이곳에도 있는 별다방 라테 아이스도 마시고,

국수인 미고랭(Mi Goreng)에 + 새우탕 국물인 똠얌꿍(Tom Yam Kung)의 합성으로 추정

매콤한 게 당겨 저녁으로 요것도 먹었다. 음, 역시 한국의 라면들이 내 입맛에 딱이었고 한국 라면에 길들여져서 다행이었다...

대체로 항상 친절한 미소를 보여준 말레이시아인들

잘 먹었다고 인사하고 나가는데, 사진기를 들고 있으니 한 번 찍어주시라던 가게 점원 분. 찍어둔 사진들을 보면, 정말 말레이시아인들은 대체로 예의 바르며 친절이 몸에 배어있어서 지금까지 그 미소들로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KLIA(통합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지금은 그 사이 꽤 늘어난 저가항공들을 제2터미널 격인 KLIA2로 주로 옮겼다고 함
드디어 한국행!
배우 홍금보를 닮았던 직원과 함께

그렇게 몇 시간을 KLIA공항에서 대기한 후, 트랜싯(transit)으로 이번엔 말레이시아 및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탑승한 비행기로 환승해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동남아 비행기 탑승 시 식사를 할 땐 웬만해선 밥류(나시고랭)를 추천. 면은 간식으로 시킬 수 있다

6시간 반 정도 상공을 난 한국행 비행기는

그렇게 안전히, 오전 6시가 넘었을 때쯤 우리 승객들을 착륙시켜 주었다.

안전하게 배송된 짐(Baggage)을 받고 이상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출국 카운터에서 나오면서, 생각이 난 한 사람을 찾아갔다.

사진의 시각을 보니, 30분쯤 지났었나. 말레이시아 항공의 외국행 보딩패스 창구가 열리면서, 여행 첫날 쿠알라룸푸르로 떠날 때 비즈니스석을 끊어준 호연이형님이 나오셨고 난 감사하다며 인사를 드렸다. 형은 사전에 연락하지 않고 찾아온 나를 보시고 놀라시기도 잠시, 잘 다녀왔냐며 이른 아침 피곤하신 와중에도 미소를 지어주셨다. 업무로 바쁘셨기에 길게 말씀드리진 못했지만, 인사를 드리고 오는 게 도리라 생각해 바로 집으로 오지 않은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이 형님과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있고, 이 여행기를 마치면서 보여드릴 예정. 여행은 이렇게 좋은 인연을 연결시켜주는 매력이 있기에 참 좋은 것이다!

그리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집 앞에 내려주는 리무진공항버스를 곧 잡아탔다. 짐과 함께 안전히 귀가까지 마친 홀로 떠난 나의 첫 해외여행은, 일단 그렇게 첫 막을 내렸다.



45여 일의 첫 유럽 & 말레이시아 여행 에필로그


당시 어머니는 아들이 혼자 처음 떠난 해외를 잘 경험하고 온 것에 대해 조금 놀라신 눈치였고, 귀국 선물로 금을 선물해 주셨었다. 그것을 보며 난 웃음 지으며, 선물을 사 간 것을 예상 못 하셨던 어머니께 화장품 등으로 드리며 결국 모자가 호탕하게 웃는 것으로 나의 무사귀환을 기념했다. 아버지 또한 잘 다녀왔냐며 많지 않은 말씀으로 그간의 안부를 대신하셨고, 누난 잘 먹고 다녀왔냐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며 당시에 호기심으로 어땠냐고 했던 게 기억난다. 그때도 짤막한 글과 사진으로 소식을 공유하곤 했지만, 이렇게 기억을 상세히 되살려 쓰는 글은 나에게도 새롭게 다가오며 다시 유럽을 꿈꾸게 한다.

<유럽 시리즈를 모아 브런치북으로 발행 완료>
당신이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유럽에 다녀와야 하는 이유들
(코로나를 넘어서라도)


첫째, 사회생활을 하기 전 혹은 업무 공백기에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가야 한다. 유럽 대륙은 유레일패스의 철도 패스권을 통해 편리하고 쾌적하게 유럽 곳곳을 둘러보기 좋은데, 이건 youth 일 때 대폭 할인이 된다. 또한 공부와 학습으로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더 수용할 수 있을 때여서도 그렇다. 나이가 들면서 고정관념이 더 생기는데, 그런 제한의 폭을 두기 위해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많은 문물을 경험해 봐야 뭐가 맞고 틀린 지를 구별해 내기에도 수월할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다양한 역사, 사람과의 대화 등을 '내가 직접 겪은'것을 통해 앞으로 살아가며 내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잣대를 세우기 위한' 경험을 늘려가는 과정으로서 난 선진화된 문물이 모여있는 유럽을 강추한다.


둘째,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팬데믹 이후로 앞으로 여행을 마음 놓고 다니기 더 쉽지 않게 세계의 추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 5년 전쯤 세계의 인류는 메르스(MERS-Cov)로, 그 5년 전쯤엔 사스(SARS)로 고생을 해왔다. 즉 이 말은, 향후 5년 이후에 또 어떤 질병으로든 팬데믹이 올 가능성이 꽤 다는 것. 그러니, 사실 지금 시간과 돈이 있다면 다소 엔데믹이 유지되고 있는 지금 다녀오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인의 95% 정도가 코로나 항체가 생겼고, 그중 유럽을 다녀올 수 있는 건강함을 갖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빠른 고민과 검토 후 실행하는 시간이 금일 수 있다!


셋째, 여행 추억은 평생을 간다라는 진리의 말이 유효하기에. 지금 이 글을 적는 '22년 7월 중순, 내가 유럽을 다녀온 지 벌써 10여 년이 흘렀다. 그럼에도 생생하게 적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여행에 가지는 특별함과, 이렇게 글로 쓸 의지를 통해 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이 추억은 여전히 생생하며, 그때 대학시절 여름방학 때 조금 고민하고 질렀던 비행기 표는 날 이런 이야기꾼과 유럽을 넘어 강연, 글 등을 통한 콘텐츠로 여행이라는 꿈을 주변에 전파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첫 유럽여행에 이어 아시아 여행지들로, 그건 다른 대륙들로도 이어졌으며 최근엔 터키 편 그리고 네팔 히말라야를 다녀온 기록도 적었다. 곧 또 다듬어 올라갈 여행 대륙은, 아프리카 편이며 이후엔 아메리카, 마지막에는 오세아니아가 될 예정.


어쩌면 이 글로도 하얀 도화지에 채우기 부족할 수 있는 그림들은, 이 글을 보고 다른 그림으로 채울 수 있는 여러분께 달렸다. 또한 그 그림과 글 등으로, 나와도 연결돼 여행을 받아들이고 긍정의 기운으로 가득 찬 사람이 내 주변에 더 생길 수 있다면 나 또한 이 글을 쓰는 보람이 더 생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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