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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인도12_ 자이살메르(3)

셋째 날_ 자이살메르 요새를 조망하고, 조드푸르로 야간버스를 타다

11일 차 - 자이살메르(3) 숙소 → 시내 관광(2) → 조드푸르(야간 버스)


전날 좋은 기분으로 자정 전에 일찍 잠들었고, 알람도 맞춰놓지 않았는데 습관처럼 일출 전 새벽 5시 반도 전에 눈이 떠졌다.

새벽 5시 10분경, 호텔 룸에서 본 자이살메르성이 보이는 뷰

3시간 뒤 오전 8시에 본 뷰. 자이살메르 어떤 곳에서 봐도 이 성이 거의 보였다는 것

그날 계획은, 저녁때인 18시에 조드푸드로 가는 버스를 타기 전까지 자이살메르성(요새)을 둘러보는 것. 성도, 버스정류장도 숙소에서 가까운 편인 만큼 시간적 여유가 많았기에 호텔에서 충분히 쉰 뒤에 짐을 챙겨 출발하기로 했다. 그 사이에 가지씨가 온다고 했으므로 난 그를 만나 인사하고, 대화를 조금이라도 나누고 성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라면 250루피(4200원) + 밥 50루피(800원) = 한국 돈 5천 원 정도

아점으로 11시쯤 음식이 나오게 미리 라면과 밥을 주문했다. 참고로 난 잡식성의 입맛을 가져서, 무조건 한식만 고집하는 식성은 아니다. 앞의 델리와 아그라 포스팅에서 보셨다면, 커리와 중식도 먹은 것을 확인하실 수 있다. 하지만 이땐 라면과 풍부하게 찰진 밥(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인도 쌀은 푸석한데, 이렇게 만들려면 좀 불려서 짓는 등의 기술이 필요하며 이곳 밥이 이렇게 나온다는 것을 후기를 보고 알았었다)이 당겨 주문했다. 한국에서 먹을 때보단 조금, 인도 음식들보단 꽤 비쌌지만 알찬 식사였다. 솜씨 좋은 요리사가 한국식으로 지은 쌀밥과(+영양소들) 탱탱한 면발도 살려준 면에 풍부하게 들은 탄수화물, 연근과 단무지 및 감자 등 골고루 구성한 반찬들에는 비타민, 미네랄, 무기질, 나트륨 등이 충분하다. 여기에 해외여행 중 종종 당기는 얼큰한 국물 맛으로 그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어 입맛을 돋우게 해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가격의 식사는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것이 아닐지. 당연히! 싹싹 비워서 맛있게 먹었다. 배가 더 고팠다면 밥도 한 공기 더 시켰을 정도로.

처음 마셔본 KINLEY Club Soda.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 상큼한 맛. 얼음도 저렇게 따로 담아주는 세심함

식사 후 옥상에서 한 손엔 음료를 들고 이런 뷰들을 그윽하게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이따 갈 도시인 조드푸르로 가는 교통편 버스 티켓을 구매할 곳과 탈 곳 및 이따 올라갈 자이살메르성에 대해서도 책과 스마트폰을 통해 읽어보곤 했다.

사실 자이살메르에서 델리로 다시 가기 전, 그 중간에 있는 도시들인 조드푸르 우다이푸르 자이푸르 중 어디에 들렀다 갈지 고민이 됐었다. 거리는 몇 시간 차이가 나지 않았으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고, '어느 도시를 보고 싶은지?'를 정하는 게 미션.

 먼저 한국인들에겐 먼저 연극으로 창작돼 지금까지도 공연을 하며(!),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김종욱 찾기>에서 나온 도시인 조드푸르가 친숙했다. 나 또한 그 영화를 유쾌하게 봤었고, 배우 임수정과 더불어 '푸른색으로 뒤덮인 블루 시티'라는 기억이 선명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론 자이푸르. 여긴 자이살메르도 포함한 라자스탄 주의 주도로 규모와 인구도 가장 많은 곳이며 '분홍빛으로 뒤덮인 핑크 시티'이다. 북인도에서 델리 및 아그라와 함께 골든 트라이앵글(Golden Triangle)로 불릴 정도로 관광객들이 많이 간다는 곳으로도 유명했다.

 마지막으로 우다이푸르. 여긴 피촐라 호수(Lake Pichola)가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이 있으며, 영화 <007시리즈; 옥터퍼스>의 촬영지로 나오기도 했다고. [프렌즈 인도; 전명윤, 김영남_ 부분 인용]


비슷해 보이면서도 각기 다른 매력이 있는 도시들 중 당시 나의 선택은, 조드푸르였다. 난 예쁘고 멋진 곳들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또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그 목적에 충실했던 것. 사실 어디를 가는지는 여행하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은 꼭 주관을 잘 따르시길! 그래도 내가 다시 인근에 가게 된다면 자이푸르, 우다이푸르도 다 둘러볼 것 같다. 특히 자이푸르는 주도로서 그곳의 왕과 인도는 물론 주변국에 영향을 어떻게 끼쳤는지 폭넓게 이해하는 재미가 있을 듯하니...

그렇게 2시간 정도 옥상에서 뒹굴뒹굴하면서 학습을 하다가, 가지씨가 왔다고 해서 호텔 입구로 내려갔다. 우린 실제로 보는 건 서로 초면이었지만, 여행 톡방에서 서로 알고 있었고 내가 톡 친구 등록을 한 후 여기로 오겠다고 했었다. 그래선지 가지씨는 나를 알아보고 "횽님~(보통 대학생 이하로 보이면 형님이라고 하는 듯)" 하면서 넉살 좋게 내게 인사해 주었다. 나 또한 반가워서 악수를 한 후, 30분~1시간 정도 나누었다. 당시 내가 가지씨에 대해 아는 정보로는, 한국 연예인들이 인도를 여행하는 한국 방송에 출연했었다는 것과 인도여행 단톡방에서 종종 정보도 올려주고 한국인들이 그에 대한 후기를 남겨준 정도. 그런데 악평은 못 본 거 같고, 우호적인 내용이 많아선지 난 이미 그를 좋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 같다. 또한 길지 않은 시간 그와 대화를 하면서 난 그가 예를 갖춰 날 대했으며, 친절하게 도와주려 했고, 붙임성이 있는 성격 등의 장점들이 있다는 것을 캐치했다.

그러니 가이드로 시작해, 이런 호텔의 건물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된 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 길진 않았지만, 의미가 있었고 좋은 만남이었다. 인도를 여행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가지씬 특유의 친근한 넉살로 종종 나에게 안부도 묻곤 한다.

 그렇게 가지씨를 만나 반가웠고 잘 지내라는 작별의 인사를 한 후, 다시 짐들을 챙겨 배낭을 메고 자이살메르성으로 향했다.

여기에 가지씨는 직원을 시켜 오토바이에 날 태워서 내가 성 입구까지도 편하게 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서도 그의 배려심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고마웠다.

인도 어디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인도인들이 가축 동물과 공존하는 광경
자이살메르 성(요새) [ Jaisalmer Fort ]
위치: 인도>자이살메르
저자: 리즐리 레벤
결정적인 무역로에 전략적으로 위치한 요새

라자스탄 주에 있는 거대한 요새 도시 자이살메르는, 몇 세기 동안 인더스 계곡과 북부의 비옥한 평원 사이에서 천연의 장벽 역할을 해 준 타르 사막(글자 그대로 하면 '죽음의 거주지'라는 의미)의 모래 위에 솟아 있다. 1156년 자이살 공에 의해 세워진 이 도시는 라지푸트 부족 중에서도 가장 세력이 크고 공포의 대상이었던 바티 라지푸트 족이 방어에 취약한 로드루바로부터 이곳으로 옮겨온 이후 그들의 새로운 수도가 되었다. 중세에 자이살메르는 인도에서 이집트, 아라비아, 페르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이어진 융성한 무역로를 부지런히 오가는 낙타 행렬들의 중심지로 성장했으며, 사막을 가로질러 북부 인도로 가는 길 또한 지배하게 되었다.

그 색깔 때문에 '소나르 킬라', 즉 '황금의 요새'라고도 불리는 이 요새는 트리쿠타 언덕의 약 76m 높이에 서 있다. 요새는 높이가 9m이며 총안이 설치된 웅장한 사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99개의 능보가 방비를 더욱 튼튼히 해 주었다(이 중 92개는 1633년에서 1647년 사이에 대포대 용도로 지어졌다). 짓기 시작할 때부터 요새 안에 여러 개의 우물을 갖추도록 하여 안정적으로 물이 공급되도록 했으며, 따라서 많은 인구가 요새 안에서 머무를 수 있었다. 오늘날조차 오래된 도시의 한 구역에 사는 시민들은 이 요새 안에 살고 있다.

인도에서 가장 외떨어진 장소 중 하나인 이 도시는 유럽의 영향을 받지 않은 라지푸트와 이슬람 건축 양식이 혼합되어 이루어졌다. 요새의 기념비적인 관문 안에는 왕궁들이 있는데, 그 일부는 풍부한 디테일을 지닌 벽화와 유리 모자이크로 장식되어 있다. 자이나교 사원들을 비롯해 수많은 맨션들도 있으며, 귀족과 상인들이 소유했던 '하벨리'라 불리는 저택들도 있는데 돌로 된 섬세하게 조각된 파사드와 발코니를 지니고 있다. 상당한 수의 훌륭한 건물들과, 특히 돌 조각에서 드러나는 그 건축 솜씨의 뛰어난 우수성은 한때 이곳에 집중되었던 부와 권력을 증언해 준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이살메르 요새 [Jaisalmer Fort]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 2009. 1. 20., 리처드 카벤디쉬, 코이치로 마츠무라, 김희진)

오토바이를 타고 한 25분 정도 갔을까. 드디어 거대한 자이살메르성을 마주하며 난 다시 설레기 시작했고, 직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성을 둘러본 후 입구에서 오르기 시작했다. 참고로 먼저 성과 주변 유적들의 관람을 간략히 설명하면 곳곳을 빠르게 훑는 데는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면 여유가 있을 듯하다. 내 경우, 성의 겉 건물 위주로 빠르게 1시간 이내로 둘러보았다. 당시 난 안쪽 건물들과 유적을 꼼꼼히 살피는 것보단, 배경 및 풍경 사진 촬영에 관심이 많아 그 위주로 관람했다.

아라비안나이트의 한 대목에서 쏙 뽑아낸 듯한 자이살메르성은 무려 9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라자스탄 주에 남아있는 성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 인구 6만 남짓 자이살메르시 규모를 생각하면 이 정도 크기의 성이 존재하는 게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지금이야 낙타 사파리 관광업으로 근근이 먹고살게 됐지만, 한때 이곳은 유럽-중동-페르시아와 인도 본토를 연결하는 사막 교역로의 핵심 기지로 번영을 누린 것을 생각하면 성이 있는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기도.

 자이살메르의 번영은 중개무역으로 엄청난 부를 쌓은 무역상 등에 건설한 하벨리(귀족과 부호들이 지은 전통적인 고급 저택) 들을 봐도 알 수 있다. 이후, 수에즈 운하의 개통과 뭄바이 항의 건설로 주요 운송수단이 해운으로 바뀌며 자이살메르의 황금시대도 막을 내렸다고. 여기에,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되며 자이살메르는 인도 서쪽의 고립된 도시로 전락해버렸다고 한다.

 또한, 자이살메르성이 가치를 발하는 이유는 900여 년 세월을 가졌음에도 지금까지 성 안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기 살아있는 성이기 때문이라고... [프렌즈 인도_ 자이살메르성; 전명윤, 김영남_ 부분 인용]

실제 시민들이 여기서 살기도 하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이렇게 기념품들을 팔아 장사도 한다니... 왕과 백성들도 이렇게 공존하지 않았을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색다른 장소로 느껴졌다. 또한 인도의 어느 도시들과 골목들보다도 잘 정돈됐고 깔끔했다는 기억도 사진을 다시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이 문을 지나갈 땐 박쥐를 조심해야! (박쥐가 날아들진 않지만 그래도 외투 등으로 감싸고 가는 게 좋을 듯)


자이살메르성 중턱에 올라 시내를 조망하다

난 이 정도만 둘러보았지만 마하라자의 궁전(Maharaja's Palace), 자인교 사원군(Jain Temples), 정부 박물관(Government Museum), 하벨리(Haveli) 등의 유적지들이 성 안팎으로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들은 더 둘러보시길.

 이제 슬슬 버스를 타러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식사를 해야 했다. 인도는 기차 특히, 심하게 덜컹거리는 버스에선 식사 메뉴도 부실하고 먹기에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았다. 때문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어려웠으니, 도시별 이동 전에 반드시 식사를 하고 가는 게 좋았다.

처음 간 티베트 식당에서 초우면(Chow Mein)을 처음 먹어보다

난 음식을 먹을 때도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 보곤 한다. 이런 음식에 대하는 취향은, 개인의 성격에도 기인하는 면이 꽤 있는 듯하다. 그 근거로, 친한 한 동생은 새로운 음식에 잘 도전하지 않고 자주 먹는 음식을 번갈아 먹는 것을 더 선호하는데 그 친구는 변화에 대해 꽤 민감한 편이다. 또한 익숙하고 편한 것을 추구하는 편. 그런데 나 또한 익숙하고 편한 것도 좋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했을 때 좋으면 그 좋은 것들을 추가해가는 편이다. 그렇게 시도한 여행지들이 내 리스트에 추가되었고, 음식들도 더해졌다. 그리곤 왜 좋았는지에 대한 설명도 더해 주변에 추천해 줄 수도 있게 되었다.

 그렇게 이번에도 티베트(TIBET) 식당에 처음 들어가서 초우면을 먹어봤는데, 와! 적당한 단짠의 맛으로 맛이 꽤 훌륭했고 그 자리에서 남김없이 해치웠다. 기름이 들어갔으니 환타 오렌지 맛과의 궁합이 최고. 중국에서 생긴 이 초우면은 기름에 볶은 국수 요리를 뜻하며, 크게 부드러운 국수와 얇고 파삭파삭한 홍콩 스타일의 국수로 나뉜다고. 중국에서 파생되어 소수민족인 티베트에 영향을 줬겠구나 싶었으며 인도, 네팔, 영국, 미국에서 특히 대중적으로 먹는다고 한다.


문득 세계적으로 먹는 음식들을 생각해 보니 그걸 다 분류할 수 있겠고, 비슷한 것들도 많은 듯하다. 크게는 그 나라 혹은 인근 국가에서 재배해 난 것으로 주식이 쌀, 면, 빵 등으로 나뉘며 양념 또한 그 지역의 재료들을 활용 및 가공해 만든다. 한국에선 초우면과 비슷한 게 짜장면이고, 태국에선 팟타이, 일본에선 야키소바. 또 특수하게 한국엔 (된, 쌈)장, (고추)가루로도 만들 수 있는 전통적인 기술이 있는 것이 강점. 여기에 채소 등을 활용해 그렇게 각국의 다양한 요리가 완성되고 파생이 되는 것.

 초우면 하나 먹다가 내용이 길어졌다...

보수 중인 식당이었지만 이 자리에서 전망을 보며 식사 후 한껏 또 쉬었다

따봉(Ta bom)!!

티베트인으로 생각되는 요리사 동생(맞겠지...) 에게 난 잘 먹었다며, 음식값을 계산하며 소량의 팁도 주었다. 또한 엄지 척 따봉을 올리면서 미소를 짓고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은 뒤, 이렇게 그의 웃는 모습을 남길 수 있었다. 열심히 사는 청년으로 보인 그가 지금도 이 가게를 잘 운영하고 있길.

야간버스 타고 조드푸르로

이후 조드푸르로 가는 버스정류장으로 25분쯤 걸어서 도착했다. 좌석이 넉넉했던 버스는 좀 뒤인 18:30에 출발했고, 6시간이 걸려 조드푸르 시내 정류장에서 날 내려주었다.




시내에서 난, 미리 연락하고 숙박을 예약한 이 LG 게스트하우스에서 온 오토릭샤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다.

"웰컴 투 블루시티"라고 날 환영해주는 듯했던 숙소의 푸른 조명

숙소로 와서 몸은 피곤했으나 잠드는 밤이 아쉬웠던 나였다. 숙소에서 시원한 맥주 한 병을 사서 조드푸르의 야경과 아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을 안주로 벗 삼아 마신 후, 곧 씻고 스르르 숙면에 취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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