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앨리스스프링스-쿠버페디행 버스 탑승. 광산 호텔에서의 하룻밤
희랑의 세계여행 에세이#112 <오세아니아> 호주_10
전날 밤, 울루루 투어를 함께한 친구들과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와 꿀잠을 자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 이곳 앨리스스프링스에서 쿠버페디로 가는 하루에 몇 대 없는 버스를 타기 위해, 눈을 비비고 일어나 출발 채비 후 앨리스스프링스 그레이하운드 시외버스터미널(Greyhound Bus Stop Alice Springs)로 배낭을 메고 다시 여정을 시작했다. 7시간 정도를 버스에서 보내야 했기에, 부족한 잠은 버스에서 자도 되었다.
호주여행 프롤로그에 적은 계획대로, 다음 여정은 쿠버페디 행. 내가 여행에 참고했던 책에선 앨리스스프링스 출발 울루루투어 5, 6박 정도의 상품으로 쿠버페디 혹은 더 남부인 에들레이드까지 가는 투어도 있다고 했으나 그 상품을 찾진 못했다. 또한, 앨리스스프링스-울루루에서는 울루루투어로만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도 들었다. 그럴 것이 쿠버페디 관광 정보를 찾아보니 광산 도시인 그곳에선 투어라고 할만한 게 눈에 띄지도 않았었다. 이럴 땐, 일단 빠르게 다음 도시로 이동해야 여행 중에 시간을 버는 거!
다행히 숙소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도보 20분 안팎으로 가까웠던 편. 또한 하루에 출발하는 이 10시에 탑승하는 버스를 타지 않으면 나절, 하루를 넘기게 되기에 이 버스를 타는 게 중요했다. 또한 예상했던 대로, 사람이 드문 이곳에서 버스 좌석도 여유 있었기에 정류장에 가서 티켓 구매 후 바로 쿠버페디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국내 여행을 할 땐 많이들 가는 지역인 조금 먼 전라도(전주 등) 혹은 경상도(부산 등) 구석까지 차를 타고 가도 길어야 6시간 이내. 그렇기에 3, 4시간만 넘어가도 차 안에서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이 적진 않다. 하지만 난 이런 면에서 다행인 게, 중남미 혹은 북미, 유럽 등을 여행할 때 6시간은 기본이고 정말 브라질을 여행할 땐 하루 22시간을 버스에서 보낸 적도 있다. 어차피 그 시간은 보내야 했고, 그때 난 해야 할 일들인 책이나 저장해 둔 정보를 스마트폰 및 노트북 등으로 보고, 이따금 사진 정리도 하다가 졸리면 자면서 보내곤 했다. 이것이 7시간 정도(휴게시간 30분 정도 포함)나 버스나 기차를 타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고 묻는 분들에겐 답변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시간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분들은, 이동 교통수단을 비행기를 이용하는 등으로 잘 짜셔야 할 것.
버스에서 USB 충전도 가능하여 카메라 및 스마트폰 충전도 했고, 찍어둔 사진들 정리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때 난 한 손으론 다음 여행지인 현재 향하고 있는 쿠버페디의 여행 정보를 뒤적이며, 또 한 손에는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들면서 이따금 버스 밖으로 보이는 이런 모습들을 찍기도 했다. 호주는 문명이 발달한 선진국이나 여긴 확실히 사람이 드문 사막 지역이기에, 이렇게 사막 고속도로 한 구역에서 우편 수발신 통을 두며 물품을 받고 보내는 게 신기했지만 이해는 되었다.
사막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정차한 이 휴게소 같은 곳에는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실 수 있는 펍, 내부엔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마트도 있었다. 편의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나도 햄버거 같은 것을 먹었던 거 같은데, 먹고 주변을 둘러본 후 화장실을 다녀왔다가 버스 출발 전 버스에 다시 탑승했다.
쿠버페디[Coober Pedy]
요약: 오스트레일리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州) 중남부에 있는 광산촌
위치: 오스트레일리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州) 중남부
면적(㎢): 77.8
시간대: UTC+9:30 (한국보다 1시간 30분 빠름)
인구(명): 1,913(2006년)
애들레이드 북쪽 950km 지점에 있는 세계 최대의 오팔 생산지로 세계 생산량의 90%를 산출한다. 주민의 절반 이상은 40℃ 이상되는 사막의 무더위를 피하여 지하생활을 하며, 여름과 겨울의 기온차는 최고 60℃에 이른다. 세계 유일의 지하호텔이 있으며, 음료수는 태양열을 이용한 증류수에 의존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쿠버페디 [Coober Pedy]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5월에 당시 낮엔 굉장히 무덥게 30도 넘게까지 오른다고 하여 조금 긴장했는데, 도착한 저녁 시각에는 15도 정도로 서늘하여 좋았다. 작은 마을 같은 도시인 이 쿠버페디는, 시외버스정류장 근처에 숙소들이 모여있어서 찾아가는 데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다. 두세 곳 정도를 둘러봤던 거 같은데, 맘에 드는 곳을 발견한 곳에서 바로 현금으로 숙박비를 지불한 후 짐을 풀고 자기로 결정했다.
여기선 오팔이 유명하며, 이렇게 호텔 등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오팔을 판매하는 상인으로서도 활동하는 거로 보였다. 호텔 사장님 역시 다양한 오팔을 보여줄 수 있다며 한 편에 차려놓은 상점으로 나를 안내했다.
당시 이 오팔들을 여기서 구매한 후 한국에 팔 생각도 해보긴 했었다. 또한 여행 준비로 책을 보면서 형광펜과 빨간색으로까지 표시해 둔 거 보면 당시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려고 고민했던 거 같긴 한데 ㅡ.ㅡ... 하지만, 난 어쨌거나 이때 오팔을 구매하진 않았다.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보석 구매는, 이용할 사람이 현장에서 진위 여부를 확인한 후 직접 착용해서 맘에 든다면 구매해도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별로 추천하진 않는다. 금이라면 추후 팔기에 괜찮겠지만, 그 외의 보석은 처리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되기에. 구매할 제품은 가치가 있도록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시 사막에 어두운 밤이기도 했던 이 황량한 쿠버페디에선 밤에 나가서 관광할 것도 없어서 숙소 주변을 둘러보는 거 외엔 돌아다니진 않았고, 차라리 푹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밝을 때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피자, 여행 중에 먹기에 괜찮다. 이동하면서 보관만 잘하면 하루, 이틀까지도 맛이 나쁘지 않다. 전자레인지, 팬이 있다면 데워서 먹을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