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오세아니아] 호주 10_쿠버페디(우주비행장&지하도시)

ft. 앨리스스프링스-쿠버페디행 버스 탑승. 광산 호텔에서의 하룻밤

희랑의 세계여행 에세이#112 <오세아니아> 호주_10


전날 밤, 울루루 투어를 함께한 친구들과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와 꿀잠을 자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 이곳 앨리스스프링스에서 쿠버페디로 가는 하루에 몇 대 없는 버스를 타기 위해, 눈을 비비고 일어나 출발 채비 후 앨리스스프링스 그레이하운드 시외버스터미널(Greyhound Bus Stop Alice Springs)로 배낭을 메고 다시 여정을 시작했다. 7시간 정도를 버스에서 보내야 했기에, 부족한 잠은 버스에서 자도 되었다.

9시 전에 일어나 채비 후 9시 정도에 숙소를 나섰다

호주여행 프롤로그 포스팅에 적은 계획대로, 다음 여정은 쿠버페디 행. 내가 여행에 참고했던 책에선 앨리스스프링스 출발 울루루투어 5, 6박 정도의 상품으로 쿠버페디 혹은 더 남부인 에들레이드까지 가는 투어도 있다고 했으나 그 상품을 찾진 못했다. 또한, 앨리스스프링스-울루루에서는 울루루투어로만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도 들었다. 그럴 것이 쿠버페디 관광 정보를 찾아보니 광산 도시인 그곳에선 투어라고 할만한 게 눈에 띄지도 않았었다. 이럴 땐, 일단 빠르게 다음 도시로 이동해야 여행 중에 시간을 버는 거!

앨리스스프링스 - 쿠버페디. 7시간 정도 소요

다행히 숙소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도보 20분 안팎으로 가까웠던 편. 또한 하루에 출발하는 이 10시에 탑승하는 버스를 타지 않으면 나절, 하루를 넘기게 되기에 이 버스를 타는 게 중요했다. 또한 예상했던 대로, 사람이 드문 이곳에서 버스 좌석도 여유 있었기에 정류장에 가서 티켓 구매 후 바로 쿠버페디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9:58 앨리스스프링스 시외버스터미널(여러 버스 회사가 정차했던 거로 기억)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국내 여행을 할 땐 많이들 가는 지역인 조금 먼 전라도(전주 등) 혹은 경상도(부산 등) 구석까지 차를 타고 가도 길어야 6시간 이내. 그렇기에 3, 4시간만 넘어가도 차 안에서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이 적진 않다. 하지만 난 이런 면에서 다행인 게, 중남미 혹은 북미, 유럽 등을 여행할 때 6시간은 기본이고 정말 브라질을 여행할 땐 하루 22시간을 버스에서 보낸 적도 있다. 어차피 그 시간은 보내야 했고, 그때 난 해야 할 일들인 책이나 저장해 둔 정보를 스마트폰 및 노트북 등으로 보고, 이따금 사진 정리도 하다가 졸리면 자면서 보내곤 했다. 이것이 7시간 정도(휴게시간 30분 정도 포함)나 버스나 기차를 타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느냐고 묻는 분들에겐 답변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시간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분들은, 이동 교통수단을 비행기를 이용하는 등으로 잘 짜셔야 할 것.

버스에서 USB 충전도 가능하여 카메라 및 스마트폰 충전도 했고, 찍어둔 사진들 정리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11:39 호주 중북부의 황량한 사막 비포장 고속도로 길에서 본, 사람이 직접 행한 우편물 수발신 현장

이때 난 한 손으론 다음 여행지인 현재 향하고 있는 쿠버페디의 여행 정보를 뒤적이며, 또 한 손에는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들면서 이따금 버스 밖으로 보이는 이런 모습들을 찍기도 했다. 호주는 문명이 발달한 선진국이나 여긴 확실히 사람이 드문 사막 지역이기에, 이렇게 사막 고속도로 한 구역에서 우편 수발신 통을 두며 물품을 받고 보내는 게 신기했지만 이해는 되었다.

13:02 고속도로 휴게소(겸 호텔) 정차. 기사 아저씨는 30분 후쯤 버스가 출발할 거라고 얘기해 주었다



사막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정차한 이 휴게소 같은 곳에는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실 수 있는 펍, 내부엔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마트도 있었다. 편의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나도 햄버거 같은 것을 먹었던 거 같은데, 먹고 주변을 둘러본 후 화장실을 다녀왔다가 버스 출발 전 버스에 다시 탑승했다.


그 옆엔 숙박을 할 수 있는 호텔도 보유
이윽고 다시 달린 버스. 15:26에 보인 캥거루 주의보 표지판
짐을 주렁주렁 매단 오토바이를 보는 것도 이곳이니까 더욱 납득이 갔던 풍경
또 어떤 사막을 거치니
해가 지려고 할 때의 호주 자연이, 구름과 어우러지는 모습
쿠버페디에 도착하기 전, 책에서 잘 몇 곳의 숙소를 비교해 찍어둔 거 <호주 100배 즐기기>
어느새 어두워졌고, 18시가 좀 넘어 드디어 오팔 광산도시 쿠버페디 도착!
쿠버페디[Coober Pedy]
요약: 오스트레일리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州) 중남부에 있는 광산촌
위치: 오스트레일리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州) 중남부
면적(㎢): 77.8

시간대: UTC+9:30 (한국보다 1시간 30분 빠름)
인구(명): 1,913(2006년)

애들레이드 북쪽 950km 지점에 있는 세계 최대의 오팔 생산지로 세계 생산량의 90%를 산출한다. 주민의 절반 이상은 40℃ 이상되는 사막의 무더위를 피하여 지하생활을 하며, 여름과 겨울의 기온차는 최고 60℃에 이른다. 세계 유일의 지하호텔이 있으며, 음료수는 태양열을 이용한 증류수에 의존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쿠버페디 [Coober Pedy]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앨리스스프링스 - 쿠퍼페디까지 날 안전하게 운행해 준 버스 기사님께 감사!

5월에 당시 낮엔 굉장히 무덥게 30도 넘게까지 오른다고 하여 조금 긴장했는데, 도착한 저녁 시각에는 15도 정도로 서늘하여 좋았다. 작은 마을 같은 도시인 이 쿠버페디는, 시외버스정류장 근처에 숙소들이 모여있어서 찾아가는 데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다. 두세 곳 정도를 둘러봤던 거 같은데, 맘에 드는 곳을 발견한 곳에서 바로 현금으로 숙박비를 지불한 후 짐을 풀고 자기로 결정했다.

19시 전, 숙소 도착
지하 광산도시에 이런 호텔이 있다니!!
호주산이 최고급이라는 10월의 탄생석, 오팔 <호주 100배 즐기기>

여기선 오팔이 유명하며, 이렇게 호텔 등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오팔을 판매하는 상인으로서도 활동하는 거로 보였다. 호텔 사장님 역시 다양한 오팔을 보여줄 수 있다며 한 편에 차려놓은 상점으로 나를 안내했다.

당시 이 오팔들을 여기서 구매한 후 한국에 팔 생각도 해보긴 했었다. 또한 여행 준비로 책을 보면서 형광펜과 빨간색으로까지 표시해 둔 거 보면 당시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려고 고민했던 거 같긴 한데 ㅡ.ㅡ... 하지만, 난 어쨌거나 이때 오팔을 구매하진 않았다.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보석 구매는, 이용할 사람이 현장에서 진위 여부를 확인한 후 직접 착용해서 맘에 든다면 구매해도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별로 추천하진 않는다. 금이라면 추후 팔기에 괜찮겠지만, 그 외의 보석은 처리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되기에. 구매할 제품은 가치가 있도록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꽤 잘 구성돼있던 쿠퍼페디산 오팔 상점
19:59 넓었던 숙소에서 나가서
20:30 저녁 찾아 삼만리한 결과, 피자집을 찾아 돌격!
다행히 늦은 시간까지 주문이 가능했다
 유명한 곳인 듯한 피자집 인증!
21시가 지나, 늦은 저녁 및 야식 겸 피자를 테이크아웃. 배도 고프고 바로 먹어야 제맛이기에 한 조각 물면서 숙소로 귀소

당시 사막에 어두운 밤이기도 했던 이 황량한 쿠버페디에선 밤에 나가서 관광할 것도 없어서 숙소 주변을 둘러보는 거 외엔 돌아다니진 않았고, 차라리 푹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밝을 때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집으로 들고 온 맛있는 피자를 맥주와 함께 피맥을, 호주 가수 시아(SIA) 곡들을 들으며 이 호사의 밤을 누림

피자, 여행 중에 먹기에 괜찮다. 이동하면서 보관만 잘하면 하루, 이틀까지도 맛이 나쁘지 않다. 전자레인지, 팬이 있다면 데워서 먹을 수 있으니.

23:04 배를 소화시킨 후, 지하 동굴 호텔에서 꿀잠!
A: 쿠버페디 B: John's Pizza Bar & Restaurant C: Radeka Downunder Motel
이전 09화 [오세아니아] 호주 9_ 아웃백 울루루투어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