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을 대하는 태도에 대하여
너무나도 행복했던 기억들의 잔상이 머리에 남아 있으면, 현실이 꽤 아쉽게 느껴진다. 즐거웠던 해외여행의 기억이라던가, 첫 합격의 순간, 며칠 밤을 새웠던 공모전에서 입상했을 때. 그때의 기억은 어느새 역치 값을 높여 나의 행복의 척도가 되곤 했다. 엽떡 매운맛을 먹다 보니, 보통맛으론 뭔가 속이 허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사실 작은 것들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어쩌면 큰 행복을 맛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설탕을 조금이라도 맛보면, 예전에 맛본 도넛의 달콤함을 떠올리며, 이 정도는 그때만큼 행복하지 못하다며 비교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누군가에게 쉬운 일일지라도 나는 자신 없다. 어려운 일이다.
그럼 표현을 높여보면 어떨까. 작은 일에도 펄펄 날뛰며 기뻐하는 것. 표현이 커지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 작은 일에도 훨훨 날아다니면, 큰 행복에서 느꼈던 리액션과 같은 리액션으로 기억된다면. 결국 역치도 몸이 느끼는 자극이기에. 개나리 한 뭉치 피어남에도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는 것. 그 감각에 몸을 익숙하게 만들고 싶다.
부정의 호수는 넓고 깊게, 바위가 던져져도 작은 파동으로 끝낼 수 있도록. 끝내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웃어넘길 수 있는 약간의 흔들거림. 그 진폭 속에 자극을 다 씻어내 버리는 일.
긍정의 웅덩이는 좁고 얕게. 지나가는 발자국에도 양 껏 기쁠 수 있도록. 사사로운 햇살에도 매일이 웃을 일로 가능하도록 매 순간이 최고인 것처럼,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예민하게 행복에 옆구리를 내어 주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