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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Jan 13. 2024

당신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꼭 실존 인물일 필요는 없습니다.

코치로서 의식적으로 하는 여러 가지 질문 중에 대표적으로 관점 전환 혹은 의식 확장을 위하여 종종 사용되는 질문 중의 하나가 "당신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입니다. 롤모델이 딱히 없는 저는 이 질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잘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맥락상 어쩌다 사용하게 되기도 합니다. 코치로서 코칭을 정식으로 받기도 하고, 코칭 실습을 통해서 코칭을 받기도 하면서 이 질문을 마주할 때가 종종 있어서 낯설지 않은 질문이기도 합니다. 사전적 정의의 롤모델은 아래와 같습니다.


롤 모델(Role model)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사람. 해당 용어는 Robert K. Merton이 처음 사용하였다. 유사한 말로는 우상, 역할 모델, 본보기 등이 있다.


질문을 하면 답을 하게 되어 있다는 '질문의 힘'이 있듯이 별로 좋아하지도, 와닿지도 않는 질문들이지만 질문을 받게 되면 자동적으로 저의 뇌는 답을 찾게 됩니다. 그럼에도 대답하기 난감합니다. 질문에 선뜻 답을 하지 못하고 누가 나의 롤모델이지 하며 한참 생각하게 됩니다. 롤모델의 사전적 의미는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사람"입니다. 생각해 보면 존경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세종대왕도, 이순신 장군도, 제가 오랫동안 모셨던 노무현대통령도 존경합니다. 유명인사가 아니어도 저를 키워주신 저의 사랑하는 부모님도 너무 존경합니다. 존경하는 사람은 세상에 참 많습니다. 저에게 늘 영감을 주었던 '스티브 잡스'도 너무 좋아하고 존경합니다. 


그런데, 제가 그들을 닮고 싶은 것일까라고 질문을 한다면 "꼭 그렇지는 않다"입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들을 좋아하고 존경하고 있지만, 닮고 싶은 마음은 잘 모르겠습니다. 직관이 존재하는 시간은 15초라는 뇌과학 연구 결과를 최근에 접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판단도 하지 않고 15초 안에 가슴에서 인정하고 자동반사처럼 입으로 튀어나와야 하는데 15초 안에 그분들을 닮고 싶은가에는 잘 모르겠다고 아니라고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죠. 존경하고 닮고 싶은 사람, 그리고 나의 삶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제가 생각하는 '롤 모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저의 롤모델이 있었습니다. "유레카"를 외쳤답니다. 저는 그동안 롤모델을 "살아있던 실제 인물"로 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롤모델이 없다고 하니 "영화 같은 곳의 가상 인물에서 찾아보면 어때요?"라는 한 코치님의 질문을 통해 저의 시야가 확장됨을 느꼈습니다. 맞아요! 그렇게 생각해 보니, 저의 롤모델은 곳곳에 살아있었습니다.


정말 그 질문을 받자 떠오른 인물이 있습니다. 18세기말에서 19세기 초에 활동했던 영국의 소설가인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 나온 여성 주인공인 '엘리자벳 베넷이었어요. 아주 어렸을 적, 초등학교 3~4학년 정도에 TV에서 외화를 해주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와 함께 TV에서 방영하던 <오만과 편견> 영화를 보던 장면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인 이 소설은 18세기말에서 19세기 초의 영국 사회를 배경으로 사랑과 결혼, 그리고 사회적 계급에 관한 이야기를 풍자적이고 재치 있게 그린 소설입니다. 사랑과 결혼을 위해 편견과 오만함을 극복하고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는 엘리자벳과 다아시의 성장 과정을 통해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옹호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당시의 여성의 삶과 교육, 문학에 대한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영화나 각색된 소설 등으로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왜 이 여성이 그 어린 저의 눈과 가슴에 들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오만과 편견>의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특히 사랑을 스스로 선택해서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 생각은 꼬리를 물고, 맞아! <작은 아씨들>도 참 좋아했던 소설이었는데, 그 책에서도 저는 둘째 조의 캐릭터에 빠졌었습니다. 네 자매 중 둘째였던 '조'는 책 읽기를 좋아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작가를 꿈꾸는 인물입니다. 그녀 역시 당당하고 개성이 강한 성격으로, 사회적 편견과 오만함에 맞서고 자신의 사랑과 가치관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여성입니다. 원작자인 '루이자 메이 올콧'의 삶을 반영한 캐릭터 이기도 합니다. 결혼보다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더욱더 열심히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으로 자신의 꿈과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독립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모습이 제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중학교 시절까지 제 꿈은 작가, 소설가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캐릭터들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저도 모르게 멋지고 당당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나 봅니다. 


둘의 캐릭터를 보면 자기 삶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주도적인 성향이 멋지게 그려지는데, 저는 그런 멋지고 당당한 모습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아요. 카카오톡이 나오기 전에 '버디버디'라는 채팅 프로그램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이름 옆에 구호 같은 것을 적었는데요, 그때 제가 적었던 문구가 "늘 멋지고 당당하게!"였습니다. 지금까지도 늘 제가 좋아하고 되뇌는 말인데요. 무의식적으로 저의 롤모델들의 마인드가 제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어 놀랐습니다. 어쩌면, 라이프 디자인 아티스트라고 만든 부분도 그 연장 선에 있다는 것을요! 지금도 저는 멋지고 당당한 삶, 내가 나의 삶을 디자인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현재까지 살아온 저의 삶의 키워드가 '도전과 행동'이었던 것처럼 자율성을 갖고 헤쳐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롤모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저의 삶에 기본 뿌리가 되는 사람, 캐릭터가 있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결국 사람은 스스로 혼자되는 것은 없다는 것, 우리는 이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제는 저와 제가 만나는 분들에게 '당신의 롤모델은 누구인가요?'에 대해 당당하게 질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그 답을 찾고 나니 롤모델이 저에게 영향을 어떻게 미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거든요. 


또 저의 삶에서 저에게 영향을 주었던 캐릭터가 있습니다. 그 친구에 대해선 다음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당신도 당신의 롤모델을 찾아보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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