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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아 Nov 19. 2022

오늘 하루는,

(또 했다)

꽤 평온한 하루였다. 11월 중순이 넘었는데 기온이 온건했고, 공기도 맑았고, 워라벨도 딱 적당했다. 지하철에는 사람이 많았고, 여전히 에어컨 가동 중이다. 작년에도 이랬나? 아니었던 것 같다. 별로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이 나쁘진 않다.


그렇지만, 꿈이 일상보다 훨씬 재미있다. 아침에 깨어나기 직전에 꾼 꿈이 기억이 나는데 참 재밌고, 달콤한 꿈이었다. 깨어나 보니 그냥 그런 현실이지만, 그래도 아침 식사 후 마시는 모닝커피는 좋다. 삶이 무료하면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마실 생각하면 또 살만하다.


어젯밤에 밤늦게 화상 상담(내가 상담자)을 하고, 좌절감을 깊이 느끼며 잠이 들었다. 상담일은 좌절과 인내, 그리고 무기력과 친구를 먹어야 할 수 있는 일 같다. 상담을 하는 일도, 받는 일도 고단한데, 가끔씩 더 고단하고 무력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나는 무기력과 친구 먹은 사람이니 뭐 그러려니, 하고 잠을 자려고 했지만 맘이 불편했다. 그렇지만 잠이 들었고 오늘 다시 또 하루가 열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상쾌하고, 개운하고 그런 상태는 아니지만, 확실히 몸이 덜 피곤하다. 요가를 그냥 내 수준에 맞춰서 계속해서 그런가 보다. 방금도 요가를 20분 정도 하고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샤워하고 브런치를 쓰려고 했는데, 텅 빈 화면을 보며 무력감이 들었다.


'심리치료사로 살게 된 과정'을 쓰려고 했는데 너무 방대하고, 모호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그래서 몇 줄 끄적이다가 작가의 서랍에 저장해 놓고, 오늘은 그냥 모르겠다, 자기 전에 요가나 하자! 하고 요가 소년 오늘 올라온 '서서 하는 요가'를 재생했다.


요가를 할 마음도 나지 않았는데, 또 틀어놓으니 따라 하게 되었다. 요가매트 위에 서 있는 게 쉬운 게 아니구나,를 느꼈다. 쉬운 게 하나도 없구나.. 를 몸으로 느끼니 글을 쓰고 싶어 져서 다시 브런치를 열고 글을 쓰게 되었다.


하.. 나는 언제 쉬워질까? 그런 날은 오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그런 날이 오길 바라지 않는다. 오건 말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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