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나이가 들다 보면 저마다의 좋고 싫고의 이유들이 분명해진다. 사실 처음 본 사람이 좋을 이유보다는 싫을 이유들이 더 커진다. 행동, 말투, 하다못해 시선까지.
그러나 그날 밤의 이야기는 처음 만났다고는 하기 어려울 만큼 너무나도 물 흐르듯 잘 통했고 편안했다.
회사 근처 식당에서 만남을 가졌음에도 오시는 길이 어렵진 않으셨나요.
날이 추워서 괜찮은지.
음식은 괜찮은지.
나도 모르게 생맥주 한잔과 함께 흠뻑 빠져들었다.
좋아하는 건 뭐예요.
주로 쉴 땐 어떤 거 하세요.
사실 우리 만남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친구가 있다. 지방에서 올라와 작은 모임을 하며 친해진 동생.
늘 본인만 연애한다며 미안해하던, 꼭 자신이 나의 짝을 찾아주겠다며 두 팔을 걷어붙이던.
뭐 큰 기대보다는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던 친구.
그렇게 소개받은 사람이었다.
본인의 남자친구의 친구.
제가 쭉 봤는데요 이 분이 언니랑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말씀도 조곤조곤하시고, 굉장히 예의도 있으시고. 여행도 좋아하는 거 같고.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