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점 내가 연애에 회의적으로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그를 만나기 일여 년 전 함께 살던 동생의 결혼으로 나는 의도치 않은 독립을 해야 했고 사무쳐오는 지루한 일상에 운동도 하고 동네 친구도 만들어 볼 겸 동네 등산 모임에 가입했다.
워낙 게으른 탓에 함께 하면 그나마 운동을 하지 않을까 하기도 했고 역시 운동은 맨몸운동이지.
(새로운 인연을 어쩌면 만날 수 있지도 않을까 하는 조그마한 기대도 한 스푼 있었지만!)
특히 회사 마치는 시간에 맞춰 매일 동네 코스 5km 정도의 가벼운 등산 일정이 있는 게 좋았다. 아무래도 산은 밤에 혼자 가기는 무서우니.
그러나 한 가지 내가 간과했던 점은 등산모임의 주 멤버가 기본 40대 중후반이라는 거였다. 미혼자 기혼자 미혼자 돌싱 돌돌싱을 아우르는.
그리고 중년의 사랑이란 어떤 건지 단단히 알 수 있었다.
중년은 서로에게 다가가는 걸 참지 않지.
그리고 서로의 호감이 맞지 않으면 바로 상대를 바꾸어 다시 호감 시그널 보내기.
상대는 늘 새로 가입하기도 하니.
그래서일까.
이 모임에서는 좀 특이한 규칙들이 있었다.
모임원 간 모임을 통하지 않는 사적인 만남은 불가함.
적발 시 자비 없는 탈퇴 세리머니.
작은 동네이다 보니 노는 데는 뻔하고 서로가 서로의 눈이 되어주니 에피소드들은 늘 넘쳐났다.
모든 중년의 상황을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손만 뻗으면 닿는 중년의 나이에 가까워져 오는 나는 이렇게 사랑은 사라져 가는구나를 느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