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이란 말을 많이 들었던 올여름은 역대급으로 덥지 않다. 아직 7월 중순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마는 그럼에도 무척 선선하다.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길거리엔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녔을 법한 날씨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집에만 있는 건 아니다. 이른 저녁엔 노점상은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이미 자리가 꽉 차 있는 가게도 있다. 뿐만 아니라 길거리엔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을 나선 사람, 두 손 꼭 맞잡고 걷는 연인, 외식 나온 가족까지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공통점은 마스크를 착용했다는 것이다.
일상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다.
코로나 쇼크가 올 초부터 반년 넘도록 이어지고 있지만 삶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만 사람들은 지금 상황에 적응하고 평소처럼 생활하고 있다. 재택근무라던가 단체 모임을 갖지 못한다거나 그런 건 사소한 문제 같다. 오히려 변화하는 삶 속에서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을 뿐이다.
다만 언제나 위험 속에 살아가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 일일 확진자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발생하고 있으며, 넷 상에서는 확진자를 향해 뿜어내는 분노가 어마어마하다. 이 시국에 왜 밖을 나돌아 다니는지, 하지 말라는 모임은 왜 하는지 등 분노하는 이유를 찾자면 넘쳐나지만 모든 분노가 적확하다고 하냐면 그렇지만은 않다. 힘든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거나 맹목적으로 확진자를 향해 뿜어내는 분노는 한순간의 감정 풀이일 뿐이다. 그럼에도 그렇게라도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다면 그들도 화병으로 답답한 속을 풀어낼 수 없기도 할 테지만...
집구석 밖과 컴퓨터 안의 온도 차이는 매우 크지만 이제 이게 일상이다. 한쪽에서는 분노하고 한쪽에서는 일상을 이어가는 것. 코로나는 종식될 기미가 안 보이고 백신 역시 개발된다고 해도 금세 그 효력이 다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살아가는 것이다. 앞으로 의료 시스템은 당연하고 일상의 많은 부분이 바뀌어 나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일상은 여전히 유지되어야 한다. 넷 상에서 터트리는 불안도 일상이 있기에 지탱된다. 이미 넷 상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고통을 호소하고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일상이 있기에 불안감을 잠시나마 떨쳐내고, 일상이 있기에 보이지 않는 위협에서 잠시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달라지는 세상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일상 속 한순간의 즐거움으로 잠시나마 행복할 수 있지만 불안감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고 대처하지 않는다면 막상 닥쳐오는 불안에 더욱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상을 유지하되 일상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힘든 시국에서도 자신을 지탱해주는 귀중한 힘이 될 것이다. 내일도 이어지는 일상을 유지하는 건 자신에게 달려있다. 내가 견뎌내지 못하고 영위하지 못하는 일상 따위 알게 무언가. 내가 가질 수 있어야 필요하며 소중한 것이다. 그러니 나의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사회가 일상을 유지할 수 있기 위해, 이 위협 속에서 사회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스스로를 어떻게 지켜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