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Mind_Map 15화

가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멍 때리기

by 토모

열심히 달려오다 한주의 마지막이 되면 피곤함에 절여져 곯아떨어지곤 합니다. 직장 후에도 해야 할 것이라던가 하고 싶은 취미 생활도 있을 테지만 그럴 땐 그냥 가만히 있고 싶죠. 그냥 누워있고 싶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하지만 더욱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아니라면 그냥 다음날로 넘겨버리기 일쑤입니다.


그런 날이 있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이 휴식을 원할 때 말입니다. 책도 보기 싫고, 운동도 하기 싫고, 공부도 싫고, 영화 보는 것도 심지어 먹는 것도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고만 싶죠.


이런 상황은 사람에게도 충전되어 있던 배터리가 방전되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차도 그렇잖아요. 아무리 좋은 차라고 해도 배터리가 방전되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점핑을 하거나 교환을 해줘야 움직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합니다. 사람도 충전을 해주어야 다시 일상적인 생활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사소한 움직임 하나라도 하기 싫을 정도로 방전되어 버리면 취미생활이고 뭐고 다 귀찮아집니다. 그냥 가만히 있고 싶을 뿐이죠.


그럴 때 충전을 하는 겁니다. 그저 가만히 있으면서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을 하는 거죠. 저는 그럴 때 누워서 뒹굴거나 음악을 듣거나 그냥 잠을 자버리곤 합니다. 일단 누워 있다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많이 채워지는 기분입니다. 꼭 점핑하기 위해 다른 차에게 배터리를 받는 것처럼 침대에서 에너지를 전달받는 기분이랄까요. 그리고 조금 에너지가 채워지면 뒹굴면서 폰을 봅니다. 웹툰, 웹소설, 인터넷 등 다양하지만 정작 게임 같은 것은 않습니다. 손가락을 놀려가며 이것저것 누르고 생각도 해야 하니 귀찮기 때문입니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무기력하게 널브러져 있는 게 최고입니다.


그렇게 시간을 좀 보내면 슬슬 배도 고파지고 바깥 상황도 궁금해집니다. 그때부터 내가 하지 않은 것들이 하나둘씩 떠오르죠. 이렇게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는 게 굉장히 비생산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은 이런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합니다.



『멍 때려라!』 저자 강북삼성병원 신동원 교수는 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뇌는 몸무게의 3%에 불과하지만 몸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20%를 사용하는 고비용 기관이다. 이런 뇌가 깨어 있는 시간의 30~50%를 멍 때리는 데 쓴다. 그만큼 멍 때리기가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정보 정리, 미래 대비, 아이디어 발굴, 휴식 등 다양하다. 멍 때리기는 한심하게 시간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지친 머리를 쉬게 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출처: 중앙일보 기사 ([건강한 가족] "멍 때리기는 '시간 죽이기' 아닌 가장 현명한 뇌 피로 회복법)



뇌가 지치면 몸도 지친다고 하는데,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면서 뇌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고 뇌가 쉬면 몸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여유가 없이 일하고 스펙 쌓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아 나서기도 하는 등 뇌가 쉴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연히 몸도 따라서 지칠 수밖에 없죠. 만성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니 내 몸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쉬고 싶다고 신호를 보낸다면 최대한 휴식을 취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새롭게 힘을 얻고 살아가는데 추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오늘 하루는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욱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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