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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엘 Nael Oct 08. 2024

반짝반짝 8살 친구

틈새 글 2_너는 사랑이다


여덟 살 너를 만났다. 아직도 선명한 건 첫 만남부터 나에게 미소를 보내준 너에게 고마웠고, 어른인 나도 새로운 곳은 어색하고 낯선 느낌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임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너의 천사 같은 미소가 나의 눈과 마음에 마법의 가루를 뿌렸나 보다.


너의 미소에 학교의 방문이  따듯해지기 시작했다. 또래 아이들과의 키 차이는 없어도 마르고 왜소해 보이는 몸이 조금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여느 여덟살 아이들과 다름없이 무척이나 활동적이었다.


 목에는 고통의 흔적과 함께 여전히 튜브를 삽입하고 있지만, 이젠 몸의 일부분이 된 것처럼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 소리 내어 말을 할 수 없었지만 네가 생각하고 표현하고 싶은 말들은 그 작은 입술 모양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는 새로운 사람, 신비로운 의료용품들이 너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온갖 호기심에 사로잡혀 우리사이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고 너의 눈동자와 손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동안 나는 너의 상의를 걷어 올렸다.


자그마한 몸집에 하얀 속 살 그리고 배의 한쪽 부분에 자리한 삶의 일부분인 영양 튜브. 그럼에도 학교생활을 누구보다 잘 해내고 있는 씩씩한 네가 참으로 멋져 보였다.  


어서 회복하고 더 높이 날아오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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