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분 나는 한다.] 시작한 지 오늘로 10일째다. 아직 갈길이 멀지만 천천히 이렇게 걷다 보면 시원한 바람과 마주치고 어느 날인가는 비 오는 거리를 맨발로 걸어보고 싶은 맘도 생기는 거처럼 여유를갖고 쓰다 보면 아주 좋은 소재도 찾아내리라 생각한다.
'10'이란 숫자와 마주하니 한 자릿수였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동으로 가슴이 벅찼다. 인내심이 부족한 나는 무엇을 시작해도 끝맺음을 못하고 중간에서 멈추는 버릇이 있었다.
한 예로 여고시절가정 시간이었다.십자수를 예쁘게 놓아 열폭짜리 병풍을 꼭 완성하겠노라고 자신 있게시작했지만 점점 의욕도 떨어지고 재미도 느끼지 못해 결국 내팽개쳐버렸다.
그랬던 내가 이번에는 겁도 없이 [하루 20분 나는 한다]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읽는 이들과의 약속이기도 하였지만 먼저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던 터라 부담감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힘들면 즐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에 파묻혀 살지만 밤이 오고 또다시 새 날이 밝아오면 오늘은 어떤 에피소드가 나를 즐겁게 해 줄 건가부터 생각하게 되었다. 그 생각 자체로만으로도 즐겁고 신났다.
오늘 아침도 양치질을 하면서 거울 속의 나와 마주 섰다. 거울 속의 나를 쳐다보다가 문득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한 가지가 있었다. 그건 '하루 종일 내가 마주하는 일상이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나의 즐거움이고 기쁨이었다.'는 것을. 거울 속의 나는 거울 밖의 나를 쳐다보며 환하게 웃고 서있었다.
오늘이 금요일이라 즐거운가 아니면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나를 다시 찾아서 기쁜 건가. 자연스레 생각이 바뀌니 나의 표정도 웃음 띤 얼굴로 변하였다. 출근을 위해 아파트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데도 계단 하나하나에 엄마와 또 남편과의 추억이 자리 잡고 있었다.
독실한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아주 열심이었던 여고시절 바라고 바랬던 하나의 기도제목이 생각났다.
60세, 70세가 되어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더라도 웃음만은 어린아이처럼 맑은 웃음을 갖게 해 달라는.
알면서도 금방 잊어버리는 나의 미소. 이제는 줄로 묶어서라도 내 옆에 두고 싶다. 절대로 멀리 떠나가지 못하도록. 난 나의 사람들을 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나의 생활도 나의 삶도 너무 소중하다. 그래서 오늘은 이 노래로 출발해볼까 한다. < Bravo My Lif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