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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혜탁 칼럼니스트 Jul 11. 2019

[글 보관 5일] 반성_'생리'에 대한 무지

- 김보람, 《생리 공감 - 우리가 나누지 못한 빨간 날 이야기》 中

[글 보관 5일] 반성_'생리'에 대한 무지

- 김보람, 《생리 공감 - 우리가 나누지 못한 빨간 날 이야기》 中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결혼까지 했으면서, 그녀가 매달 겪는 과정에 대해 아는 바가 너무도 없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생리가 말하기 겸연쩍고 성적이고 감춰야 하는 것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여자만 흘리는 피라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소년의 성적인 성장을 다룬 영화는 많다. 아예 <몽정기>라는 이름을 대범하게 달고 나오기도 한다. <나의 생리 출혈기>라는 영화가 나왔다면 어땠을까? 몽정기만큼 귀여운 느낌도 안 들고 어떤 배우도 출연하고 싶어 할 것 같지 않다. 여성들의 성장도 남성들 못지않게 흥미진진하고 수많은 이야기로 가득할 텐데.

김보람의 글이다. 

김보람이 누구인가? 

본격 생리 탐구다큐인 <피의 연대기>의 감독이다.

생리하는 여성은 생리가 일상적인 몸의 일인데도 자궁과 생식기를 가진, 남성과 차별되는 '성적인 존재'로 인식된다. (...) 어떤 댓글을 보면 생리를 몽정과 같은 선상에 두어 무상 생리대를 요구할 거면 몽정을 위한 크리넥스도 제공하라는 말도 있다. 몽정은 성적 흥분의 결과이다, 생리는, 아니다.
그렇게 인류를 품고 출산할 수 있는 유일한 피는 매도된다. 사회는 단 한번도 많은 피를 흘리면서 살아간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상상하지' 않는다. 

- 보관 출처 : 김보람, 《생리 공감 - 우리가 나누지 못한 빨간 날 이야기 》, 행성B, 2018.




한 생활용품 전문업체가 만든 블로그를 알게 됐다. 생리 정보를 모아놓은 온라인 공간이다. 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는데, 지식의 부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간 정확한 배경은 잘 모르겠으나 우리 사회는 생리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려왔던 게 사실이다. 

생리의 당사자인 여학생들도 어릴 때부터 ‘그날’이나 ‘마법’과 같이 다소 은유적인 표현을 쓰는 것을 교육받고 자라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남성의 생리에 대한 정보 접근에는 제약이 많았던 게 사실. 남자의 입에서 ‘생리’라는 말이 나오면 변태로 취급 받기 일쑤였다.


물론 이런 점이 생리에 대한 나의 무지를 정당화해주지는 못 한다.


사회적으로 보다 자연스럽게 생리에 대해 언급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여성의 건강은 특정 성만의 이슈가 아니기 때문. 


그날, 마법이 아닌 ‘생리’를 공부하자.

지금부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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