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일꾼이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씩씩거리며 회의실에서 나온다. '가만히 있었더니, 사람을 가마니로 보나?' 열정 일꾼은 MAP (Middle asia Auto Project) 보고를 위한 시장조사, 분석, 자료 작성을 위해 한 달 동안 열정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얌체 일꾼이 잽싸게 공로를 가로챘다. '본 프로젝트는 저희가 제안하여 추진 중으로 KAM 1팀에서 수행 예정입니다.' 장수 일꾼은 못 들은 척하며 같은 팀 후배 열정 일꾼을 위해 지원사격해 주지 않았다. 열정 일꾼은 허무하고 분통이 터진다. 열정 일꾼은 이의제기 하고 싶었으나, 숙련 일꾼이 말린다. '가만히 있어.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임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발언을 늘 조심해야 해.'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되고, 가만히 있지 않으면 모난 돌이 되고, 도대체 우리 일꿈은 어찌하오리까?
일상생활에서 '가만히'라는 단어는 소극적인 자세로 부정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직장에서는 장수(長壽)의 비법입니다. 주변에 정년퇴임하신 분들을 떠올려보세요. 어떤 유형이 일꾼에 가까운가요? '가만히'의 미덕을 실천하는 실속파 장수 일꾼입니다.
'가만히'는 존재감을 희미하게 하지만, 대신 생명력을 채워줍니다.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숙련 일꾼, 열정 일꾼은 어떤가요? 남다른 성과로 스타 일꾼(임원) 이 되는 확률이 높아지긴 하지만, 스타 일꾼의 자리는 너무 적어요. 일을 열성적으로 하는 숙련 일꾼, 열정 일꾼은 실패에 대한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공격받거나 책임을 떠안게 되어 일찍 회사를 떠나는 경우를 우리를 경험합니다.
'가만히' 미덕이라 해석되기도, 무책임으로 해석되기도 하는 직장인에게는 어려운 단어. 20년 차 직장인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스타 일꾼이냐? 장수 일꾼이냐? 아직은 '가만히'가 아닌 숙련 일꾼, 열정 일꾼이고 싶어요. 때론 '가만히' 있을 냉정함과 '가만히'를 받아들이는 용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