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에 마무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
얼마 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흥미로운 포스팅을 봤다. 농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두 명의 플레이어를 비교한 내용이었다. 대상은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였다. 과거와 현재 명실공히 각자의 시절 에이스로 일컬어 진 선수들이다.
해당 포스팅에선 선수들의 각종 지표들을 놓고 각 항목별로 우위를 정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 둘이 맞붙었을 경우 승자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글쓴이는 그 부분을 근거로 마이클 조던을 더 '에이스에 가깝다.'고 평했다. 항목은 단순했으나 강렬했다.
누가 위기의 순간에 마무리를 더 담당하고
이를 성공시켜 승리를 이끌어 냈는가?
경기에서 위기의 순간은 1~2점차의 긴박한 점수 차인데 종료를 몇 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마지막 슛을 날린 것을 말한다. 만약 그 경기가 플레이오프나 결승전이라면 승부를 결정짓는 그 슛 하나에 가해지는 부담이 엄청나다.
그런 순간 동료들이 믿고 볼을 넘기는 대상. 그리고 그 믿음에 부응하여, 마지막 힘을 짜내 필사적으로 앞을 막는 수비수들을 제치고 슛을 성공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에이스다.
(글쓴이는 경력 중반 이후 르브론 제임스도 에이스로서의 소임을 점점 잘 해내고 있다고 첨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조던은 'The Shot'이라 불리는 인상적 슛들을 남긴 주체다.)
문득 직장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에이스를 정의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공정에 에러가 났을 때 반드시 찾게 되는 선배, 다급한 요청임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시간에 맞춰 어렵고 복잡한 자료를 작성해 내는 직원, 모두가 혀를 내두르는 문제를 다방면으로 분석하여 해결 방안의 첫 물꼬를 터 주는 사람, 까다로운 거래선을 부드럽게 대응하는 영업팀장.
이들이야말로 동료들이 마지막 순간에 믿고 볼을 넘겨주는 에이스가 아닐까?
물론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하나 더 있다. 조던이 제아무리 에이스일지라도 혼자서 우승을 이끌어 내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에이스는 그 위기를 탈출하는 동인을 마련할 뿐, 그 전후를 담당하는 동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만약 동료들이 그렇게 함께 할 의지가 없다면 결과는 뻔하다. 에이스에게 일이 몰리고 아무런 서포트 없이 허우적대다 번아웃 되고 말 것이다.
어느 팀에나 에이스는 있지만 그만큼 좋은 동료들이 있는 팀이 우승을 거머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