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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Feb 21. 2019

사무직의 생산성

사무직의 생산성 향상은 덧셈이다.

조금 긴 서론입니다.


경제학에서 다루는 단순 생산함수에 개입하는 변수는 노동과 자본이다. 노동을 L, 자본을 N이라 하고 생산함수를 P로 대표한다고 하면 기본 형태는 다음과 같다.


Y=P(L, N)


여기서 현실적 비판이 개입한다.

"생산성에 대한 고려 없는 생산함수라니!"


그래서 생산성을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하다가 혁신에 대한 변수가 도입된다. 소위 R&D(Research & Development, 연구개발)에 대한 부분이다. 연구개발에 개입하는 변수도 다양한데 고심의 결과 끝에 대부분 교과서에서 채택한 것은 우수한 노동력(l 이라 하자.)과 시간(t 라 하자.)이다. 앞서 다룬 기본 생산함수에 연구개발을 붙이면 다음과 같이 된다.


Y=p(l, t) * P(L, N)


고심의 흔적이 또 하나 보이는가? 연구개발 부분이 기본 생산함수에 곱셈으로 붙어있다. 설명 방식이야 다양하겠지만 가장 간단한 것은 '그만큼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이라고 보면 된다.


* 경우에 따라 연구개발 능력을 노동력의 개선으로 보아 L을 조정하기도 한다.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대동소이한바 생략한다.




서론이 길었다. 나는 여기서 얘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우선 기존의 연구개발 함수부터 짚어보자. 연구인력과 시간만 있으면 될까? 일부 영역에서는 그게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현재 대부분의 산업에서는 이보다 자본투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언론에서 다룬다고 진리라는 뜻은 아니지만 매년 우리나라 기업의 R&D 연구'비용'이 해외 기업과 비교해 많다거나 적다는 기사가 생겨난다는 것만 봐도 자본의 투입은 중요하긴 하다.


그러나 내가 다룰 분야는 이것도 아니다. 나는 연구개발 쪽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을 자세히 모른다.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쓸 수는 없다. 그래서 내가 아는 영역으로 화제를 한정한다. 재미없는 사무직군의 생산성, 그것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주변을 살펴보면 꽤 흥미로운 시야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기운을 내 써 본다.




1. 내 옆자리 동료들의 생산성 향상은 덧셈이다.


항상 회사일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하던 일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개선할지 고민하는 주체다. 기존의 문서 양식을 바꾸기도 하고, 엑셀 함수를 더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회의 진행 방식에 변화를 꾀한다.


모든 항목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도들 자체가 본인과 회사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 파급효과가 전사적으로 크진 않다. 그런 류의 개선으로 실적이 어마어마하게 바뀌는 일은 거의 없다. 물론 이런 시도들이 실패한다고 해서 회사가 망하지도 않는다.


이런 개인들의 개선 시도를 p(l)이라고 하자.

그러면 생산함수는 다음 정도의 모습을 띤다.


Y=P(L + p(l), N) 또는 Y=P(L, N) + p(l)


어떤 형식이든 핵심은 똑같다. 그 개인의 개선이 회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주변에의 전파도 덜한 경우가 많기에 대개는 본인의 개선치 정도만 회사에 더해질 뿐이다.



2. 곱셈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역사에 남는다.


그렇다면 곱셈은 없을까? 있다. 그리고 그 정도의 혁신을 띤 사람은 역사에 남는다. 물론 이런 시도가 실패하면 회사를 망하게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이름만 대면 알 법한 경영인들이 이에 해당되겠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아이디어가 회사 전체의 방향에 영향을 줄 정도로 커야 한다는 게 하나고,

(* 시장을 이기는 아이디어다!)

https://brunch.co.kr/@crispwatch/163


그것을 반영할 만큼의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게 나머지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것도 두 가지가 남는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짜는 고민을 계속 이어가야 하는 동시에 사내에서의 직급도 차곡차곡 쌓아가야 한다. 물론 정말 극단적인 예로, 엄청난 아이디어를 통해 초고속 승진을 하는 식으로 순서를 뒤집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는 지극히 극소수다.


* 실수 하나로 회사를 말아먹는 경우도 결과론적으론 곱셈이다. 컴플라이언스의 중요성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에 대한 설명이 딱히 필요 없기도 하거니와 극단적인 사례라 역시 생략한다.




그러나 곱셈은 덧셈의 누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사실 이 글을 처음 쓸 때, 아이디어는 우리네가 하는 개선이 고작해야 덧셈이지 않는가? 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쓰는 나조차도 원치 않는 결론이 되어 버리는 건 싫었다. 작은 혁신, 그에 따라 주어지는 작은 보상 (포상금, 휴가, 승진, 고과 등)에 만족하라는 건 지극히 재미없는 사무직군의 삶을 다루는 것일지라도 서글프다.


내가 하고픈 말은 언제나 동일한 맥락이다.

https://brunch.co.kr/@crispwatch/59


우리가 하는 일상의 개선은 덧셈이지만 사실 덧셈을 누적한 게 곱셈일 뿐이다. 2를 열 번 더한 것이 2 x 10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매일의 고민을 거듭하면 종국엔 큰 개선이 된다는 결론도 좋고, 개개인의 고민이 모이면 회사 전체적으로 곱셈이 된다는 결론도 좋다. 어쨌거나 잭팟은 고민 끝에 터지는 것이고 우리는 매일의 일상에서 늘 고민하고 보람을 찾을 일인 것이다.


오늘도 모두, 파이팅입니다!





오랜만에 직장생활에 함수를 넣어봤다. 생각난 김에 예전 글 링크를 건다.

https://brunch.co.kr/@crispwatch/70


구슬아 구슬아 생산성을 높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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