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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기빵맨 Aug 28. 2022

아킴보 커피 - 상해

땅콩 찾아 삼만리


아라비카 커피에서 빠져나와 간단히 저녁을 먹고 나오니 벌써 어둑해진 상해 와이탄 밤 거리. 밤이 되니 거리 풍경이 더 이쁘다. 한 달정도 살아보고 싶은 곳이지만, 음식이 맞지 않으므로 패스 - 

상해에 와서 화장실을 몇 번이나 갔는지 모르겠다. 일단 입에 넣으면 화장실 직행이었다. 같이 간 일행은 아무렇지 않았는데, 나만 유독 배탈이 자꾸 났다. 하도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니 몸에 기운도 없고 드넓은 땅을 걸어 다니다 보니 무릎이 부어올랐다. 절뚝거리면서 걷고 있는데, 같이 간 일행이 어디 좀 가잔다.



" 그... 형이 먹고 싶은 땅콩이 있는데, 그 마트 밖에 안 팔아 "

" ? "

" 마트 좀 가자 "


지금은 시간이 흘러서 어디 마트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지금 소개할 카페가 있던 장소 근처 아닐까 싶다. 땅콩을 사러 마트를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았다. 중국에서는 한국처럼 손 흔든다고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다. 요즘처럼 앱을 통해서 택시가 배차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그마저도 좀처럼 택시 배차가 잘되지 않았다.


배는 자꾸 꾸르륵거리고, 무릎은 퉁퉁 부어오른 데다, 몸에 기운까지 없으니 거의 기절 직전이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땅콩 사러 택시 타고 마트까지 간다고? 땅콩 때문에? 워후!



택시를 겨우 잡아타고 구글 지도를 보면서 목적지를 향해 갔다. 목적지에 도착한 듯 싶어 택시에서 내리는데, 기사가 자꾸 뭐라 하는 것이다. 일행과 나 둘 다 중국어를 할 줄 모르니 어리둥절하며 내렸는데, 아뿔싸 알고 보니 중간쯤에 내려버린 것. 아마 기사님이 여기 아니라고 하신듯 했다. 나는 내리자던 형에게 원망의 눈초리를 쏘았다. 형만 아니었다면... 하...


우리가 잘못 내린 곳은 상해 중산공원이었다. 언제 또 택시를 잡아 타나 하며 기다리는데 건너편에 카페로 보이는 매장이 반짝거리는 게 아닌가?


바로 Akimbo cafe 였다. ( 위위엔루 1018호에 위치해있다. ) 상해에서는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를 보지 못했는데, 잘못 내린 덕분에 횡재했다. 형에게 쏘던 원망의 눈초리를 거둔 채 아킴보에 들어섰다.


2019년도 11월쯤이니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쯤인데, 상당히 세련됐다.



잘생긴 바리스타분께서 우리 주문을 받아주었는데, 스타벅스 리저브 이후 처음으로 영어로 주문이 가능한 곳이었다. 대놓고 사진 찍기가 그래서 뒷모습만 찰칵. 



커피를 뽑고 계신 또 다른 바리스타님.



일반 종이컵이 아니라 리유저블 컵인 듯했다. 시간이 되면 먹고 가고 싶었는데, 마감 시간인지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다 하기도 했고, 그 땅콩... 사러 가야 해서, 음료를 받아 들고 나왔다. 컵은 한국에 돌아갈 때 고이 가지고 가서 집에 장식해두었다. 땅바닥 어디 굴러다니던... 데


p.s 땅콩 사러 택시를 다시 잡아 타고 결국 마트를 찾아갔는데, 없었다. 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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