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항상 기대를 너무 해

기대하는 게 나쁜 걸까?

by 지혜



초등학교 시절, 엄마가 새 원피스를 사 오셨다. 신이 나서 얼른 갈아입고, 엄마 구두를 신고는 베란다를 왔다 갔다 걸었다. 신발이 너무 커서 또각또각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구름 위를 두둥실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늘 언니 옷을 물려받는 것이 당연했던 둘째 딸이었다. 그런데 새 옷과 나를 생각한 엄마의 사랑이 느껴져서, 기쁨에 가슴이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 친구 딸이 입던 옷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실망감으로 얼굴이 찌그러졌다. 그 표정을 본 엄마가 말했다.


“넌 항상 너무 큰 기대를 해!”


이제는 새것이 아닌 서운함보다 단호한 말투가 상처가 되었다. 그리고 마음 안에는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기대하는 게, 나쁜 걸까…?’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고 들뜬 내게, 엄마는 다시 말했다.


“또 너무 기대하지 마라. 네 성격 때문에 밖에서 마음 다칠까 봐 걱정돼서 그래.”


엄마는 나를 나무라는 게 아니라, 그저 지켜주고 싶었다는 걸 알았다. 아직도 엄마 눈에는 어린아이처럼 보이나 보다.


그리고 오랫동안 궁금했던 것도 자연스럽게 풀렸다.


한때 나는 그것이 내 성격의 문제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돌아보니, 실망보다 행복했던 시간을 더 오래 붙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 사실이나 결과가 어떻든, 그 안에서 나만의 기쁨과 의미를 부여해 가며, 기대를 품으며 살고 싶다고.



끝내 묻지 못한 질문에 대한 답은… 내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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