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도 마리에 정리법으로 알게 된 한 가지
나는 정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깔끔하게, 체계적으로, 효율적으로.
그런데 옷장도, 책장도, 서랍장도 어딘가 공허하고 답답했다.
그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그때는 몰랐다. 나는 ‘무엇을 버릴까’를 찾느라, 정작 ‘어떻게 느끼는가’를 잊고 있었다.
나는 사실 촉감에 예민한 사람이었다.
아이폰을 쓰는 이유도, 자판을 누를 때 손끝에 닿는 폭신폭신한 터치감이 좋았기 때문이다.
텀블러가 한 손에 들어오는 감촉, 입술에 닿는 컵의 두께도 적당한 게 좋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감각이 사라졌다.
옷도 눈에 보이는 것만 입고, 매일 쓰는 폰인데도 딱딱한 도구일 뿐, 예전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나와 맞는 게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남들이 좋다는 것, 해야 하는 일들 속에서 외부의 기준에 따라 바쁘게 사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물건 정리법을 다시 배우면서 달라졌다.
설레는 것들을 먼저 손으로 만져보라는 곤도 마리에의 말을 따라, 처음으로 내 몸의 반응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다.
옷장에서 비울 옷들을 눈으로 보며 고르는 게 아니라, 손으로 만지며 느꼈다.
그렇게 하나하나 물건을 만지다 보면, 어느 순간 손에 힘이 들어가며 꽉 쥐고 있었다.
‘아, 이건 나와 연결되어 있구나!’
좋아하는 물건들을 만지면서 내 안의 감각들이 하나씩 깨어났다.
그 감각이야말로, 내가 잊고 살았던 설렘의 형태였다.
내가 좋아했던 셔츠!
내가 즐겨입던 바지!
살 때 정말 설레었던 원피스!
반가운 물건들을 많이 발견했다.
그중에는 막상 손에 들어보니, 생각만큼 좋지 않았다.
어떤 책은 몸을 무겁게 만들었고, 한 책은 손에 들자마자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저자의 사인이 있지만 더는 읽지 않는 책, 유명해서 샀지만 흥미가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었다.
오래된 머그컵 하나도 디자인이 예쁘지 않아서 비워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손끝으로 느끼자 생각이 달라졌다.
편안하다. 안정감이 들었고, 그 순간, 마치 물건과 새롭게 관계를 맺는 기분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그동안 물건을 예쁘게 수납하며 쌓아두고 있었구나!’
그런데 곤도 마리에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손으로 만져서, 설렘을 느껴보세요.”
정리는 버릴까 말까 판단하며 머리로 고르는 게 아니라, 내 몸의 감각을 관찰하는 일이었다.
그동안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설렘은 특별하지 않았다.
내 몸이 느끼는 긍정적인 반응,
그저 기분 좋은 느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식적으로 감각을 느끼는 연습은
내 몸에 생기를 더해주었다.
그 감각은,
나를 다시 나답게 이끌어주는 터닝포인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