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감성적인 회장님과 이성적인 사장님 사이

내가 존경하는 일본인 두 경영자

by 지혜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은 호텔리어
일본료칸에서 일하는 사람은 료칸니어라고 이름을 붙여본다.

료칸니어로 일한 3년간의 회고록


료칸의 간판.

여주인인 오카미 상이 돌아가시고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오카미상의 남편인 사장님이 회장님으로,

아들이 사장이 되었다.

세대가 변하고 있는 만큼 더 젊은 감각으로 료칸을 운영해야겠다고 생각이 드신

회장님은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셨다.



두 분의 성향은 극과 극이었다.

회장님은 감성적인 분이시고

사장님은 숫자에 밝은 경영학도였다.


현장에서 말보다 행동이 더 빨리 움직이시는 회장님

성격이 급하다.

사무실 자리에 앉아계시는 사장님

이성이 먼저인 차분한 성격이다.



이러한 두 분을 모시며 일을 한 나로서는

‘굿 타이밍!’

큰 행운이었다.


내 성향은

수기로 작성되는 구시대적인 시스템을 못 견뎌하며

일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한편,

고객에게는 감성적인 서비스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무 등의 내부적으로 바꿔야 하는 일이 생기면 사장님께 건의를 드리며

보지 못하는 현장의 소리를 빠르게 전달해 드렸고


서비스 부문에서

손님에게 떡 하나 더 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회장님의 허락을 구했다.



사장님을 보신 한국어머니 손님의 말을 빌리자면

사장님은

대기업 삼*가의 부회장을 닮은 하아얀- 귀티 나는 외모를 갖고 있다.

영국 유학 경험으로

글로벌한 마인드와 지식을 갖고 있어 이야기가 잘 통한다.


이러한 사장님도

컴플레인이 들어왔을 때는

본인이 직접 발 벗고 나서서 손님께 무릎을 꿇는다.


이성적인 사장님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손님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똑.같다.


다만, 현장에서 손님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회장님께

손님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허락을 구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회장님은 료칸 송영버스를 직접 운전하고

손님 짐을 번쩍번쩍 든다.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는 회장님의 모습을 보면

어느 누구라도 열심히 일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인의 특성상 윗분들께 쉽게 말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곧잘 대화를 하는 나는 대담해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도 나의 이런 성향을 보고 놀라는 편이다.

일에 대한 열정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존경할 수 있는 두 경영자를 모시고 일한다는 것은 참 복이다.

회장님과 사장님

닮고 싶은 유일한

일본인... 두 경영자.




일하는 동안

그리고 그만두는 순간까지도

많은 존중을 해 주셨다.

앞으로 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지

내 나름의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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