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손님 이불정리하려고 일본까지 왔나?!

유니폼이 아닌 앞치마ㅠ??

by 지혜


깔끔한 유니폼을 입고
손님을 맞이하고 싶었는데
끄응...
정말 이걸 입어야 하는 거야?



료칸에 입사하고

내 손에 쥐어진 건 초록 단색의 앞치마 한 장.


그리고 프런트 유니폼.


신입은

제일 먼저 앞치마를 입고 아침 이불 서비스 스텝이 되어야 한다.

아침식사 시간에 객실의 이불 정리를 하는 일이다.

(나중에는 체크아웃 후로 변경됨)


오전에 이 일이 끝나고 앞치마 벗고 퇴근

점심을 먹고


프런트 유니폼을 입고 재출근

오후에는 3시부터 시작되는 체크인을 돕는다.




이불 서비스는 오전과 저녁 일이 있다.

손님들이 아침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에 갔을 때

(혹은 체크아웃 후. 료칸에 따라 다르다)

객실에 들어가서 이불 정리하는 일을 한다.


반대로 저녁에는 석식을 먹는 사이에

이부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놀러 갔던 어느 료칸에서... 저녁




불만이 있었지만 하는 수 없이 앞치마를 입고

아침 이불 서비스 스텝이 되었다.




일본에서 어느 가을날...





아침 이불 서비스


편한 내 옷 입고 초록이 앞치마를 입은 내 모습이 썩- 만족스럽지 않다.


함께 일하는 이불 서비스의 아침 스텝은 보통 주부가 많다.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내고 출근한다. 저녁에는 료칸에서 20년도 넘게 일하신 70세 할머니도 계신다.




그들과 수다 떠는 것은 너무 재밌다. 객실에서 손님이 식사를 하러 나갈 때를 기다리며 복도나 계단 쪽에서 속닥속닥 수다를 떨었다.



일본 손님들은 정해진 시간에서 5분쯤 빨리 나가는 한편, 외국 손님들은 시간이 지나야 슬금슬금 객실 문이 열린다.



또 외국인들과 일본인들의 객실은 트렁크와 많은 짐에서 차이도 나지만, 테이블이나 이불을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과연 관광객으로서의 흥분과 호기심의 차이일까. 싶다.



아오이 유우가 료칸 여주인으로 출연한 드라마 '오센'




아침 첫 근무 시작.

료칸 객실에 처음 들어간다.

우리 료칸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다.

방에 들어가니 액자 같은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우와아아




일할 맛 난다.

내 모습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멋진 공간에서 일하니 힘이 난다.



아침에는 이불 커버를 벗기는 일부터

사용한 글라스 설거지며, 커피와 티도 보충하고 가운과 수건 수거, 테이블, 커튼 정리도 있다.

청소 부서가 따로 있지만, 간단한 정리는 이불 부서에서 맡는다.


경험이 필요한 이불 커버를 씌우는 일을 안 해도 되지만 아침에는 잡다한 일이 더 많다.


이미 숙련된 스텝들은 행동이 자연스럽다.


나는 그들의 동선을 방해하며 왔다 갔다

수건과 가운을 주우러 다니고

커튼을 치고 테이블 정리하고

능숙한 선배들의 몸놀림에 폐가 안되려면

뛰어다녀야 한다.

바쁘다 바빠.



어느 정도 일이 익숙해지니, 객실을 전부 파악할 수 있게 됨을 깨달았다. 객실 유형마다 그리고 같은 타입이더라도 객실 위치마다 조금씩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후에 객실 예약을 할 때나, 안내를 할 때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게 바로 공부구나.

처음 앞치마를 받아 들었을 때

거부감이 들었던 당시의 감정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힌다.



손님들의 후기를 보면

아침에 조식 먹고 돌아온 깨끗해진 객실에 감동하는 모습이다.


다른 곳에서는 받을 수 없는 서비스

료칸에서 이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


감사합니다. 이불 서비스팀.

최고!



우리 료칸 근처의 단풍으로 별천지인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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