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

그거면 돼요.

by Cruel Ella

일부러 예쁜 색지로 포장하지 않는다.

신문지로 투박하게 돌돌 말아 가슴팍에 끌어안는다.


한단이든 열 단이든 상관없다.

그저 노란 꽃이면 된다.


후레지아면 좋겠지만

국화여도 괜찮다.


그저 노란 꽃이면 된다.


퇴근길.

엄마가 좋아하는 노란 후레지아를 산다.


3년의 직장생활 동안

한결같이 후레지아를 선물했다.


그냥

퇴근길에 붕어빵 사듯이

나는 엄마를 위해 후레지아를 샀다.


주방에 장식 해 놓으면

그렇게 화사할 수가 없다.


지옥 같은 주방의 공기를 바꿔놓는다.

그래서 화병의 자리는 늘 거기였는지도 모른다.


일주일은 화사하지만

그 후엔 마른 꽃잎이 쭈굴쭈굴해진다.

꽃잎은 시들지만 쳐지진 않는다.

신기하게도.

그것도 볼만은 하다.




노란 꽃을 선물하세요.


제가 엄마에게 선물했던 것처럼.


지금의 남편이 저에게 하는 것처럼.


그럼 지옥 같은 주방에서


잠시나마 웃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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