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마 각양각색 섬 투어
바하마 크루즈로 적도 일대를 누비며 Halfmoon Cay, Grand Turk, Amber Cove에 이어
네 번째로 내린 곳은 Bonaire 섬이었다.
베이시스트 Agustin을 따라 셔틀을 타고 Sorobon beach에 도착했다.
이번 바다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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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여태 봤던 수많은 beach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었다.
모래사장엔 해초 건더기들이 수북해서 지저분했지만
바닷물은 마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녹여놓은 듯 반짝이고 깨끗했다.
흔히 생각하는 바다 색이 아니었다.
이전에 갔던 Halfmoon Cay가 아름다운 해변 부동의 1위 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되면 Bonaire가 치고 올라오겠는걸?
파란색보다는 연두색에 가까웠는데, Bonaire 바다색을 단어로 표현하기엔 내 어휘력이 한없이 부족하다.
내 감탄을 글로 표현하기에도 부족하다.
가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아름답다"와는 또 다른, 오묘한 무언가가 있는 곳이다.
지저분한 해초더미를 지나, 색소를 탄게 아닌가 싶은 물에서 한참을 거닐었다.
멀리서 봤을 땐 분명 색소를 넣은듯했는데, 막상 들어가니 자갈 하나 없이 투명한 바닷물이 펼쳐졌다.
지칠 만큼 걸어도 물이 깊어지지 않았다.
바람이 거셌고 파도가 일렁였지만 거품 내며 찰싹 거리는 파도가 아닌 두웅~ 두웅~ 하는 조용하고 묵직한 파도였다. 그런 파도 위에서 wind surfing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재밌겠다...!!!!
하지만 아무런 장비 없이 자유롭게 바다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남 부럽지 않았다.
베프와 나는 한참 사진을 찍으며 여유를 부렸다.
어깨는 이미 빨갛게 타고 있었지만 개이치 않았다.
피부야 벗겨지고 새로 돋겠지만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니.
완벽에 가까운 이 순간에 아쉬운 건 딱 한 가지였다.
살찐 나 자신… ^^
ㅋㅋㅋㅋㅋㅋ
해변의 bar에는 뮤지션 친구들 몇 명이 모여있었다.
이번 크루즈 밴드는 미국인 드러머 Chris, 아르헨티나인 베이시스트 Agustin, 멕시칸 기타리스트 Alex, 피아니스트 베프와 나, 이렇게 다섯 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중 밴드리더인 Chris는 우리 중에서 최고령자임에도 불구하고 왈가닥 기질이 있는 철부지 같았고, 베이시스트 Agustin은 착실한 동네 삼촌 같은 이미지였다. 기타리스트 Alex는 영어가 서툴러서 그런지 과묵하지만 가끔 빵 터지는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 여기에 two Korean girl pianists인 나와 내 베프.
솔직히 말해서 우리 둘이 밴드 분위기를 확! 살렸다. ㅋㅋㅋ
칙칙한 아저씨들 사이에 깨발랄 에너지 한 스푼 추가~~
이번 크루즈엔 밴드 외의 뮤지션들이 정말 많았다.
“LCS”라고 불리는 클래식 5중주 연주자들, R&B 팝 그룹 ”BB Kings,” 노래하며 피아노 치는 듀오까지, 뮤지션들만 20명 가까이 되는 규모였다.
연주하는 음악 스타일은 달라도 얘깃거리도, 통하는 것도 많은 친구들이었다.
앞으로 매일 보고 친해질 친구들과 오순도순 스몰톡을 하며 Bonaire 해변을 눈에 담고, 크루즈로 돌아가는 셔틀을 탔다.
배로 돌아가는 길에 귀여운 당나귀를 마주쳤다.
너.. 안 덥니? ㅠㅠ
Sorobon Beach에서 크루즈 항구까지 가는 길은 황무지였다.
그래, 이 뜨거운 햇빛 아래서 무얼 하리.
바하마는 적도에 가까워서 일반적인 여름 태양보다도 훨씬 더 뜨거웠다.
SPF100 미만 선크림은 소용이 없다고 할 정도로, 선크림을 항상 챙겨 바른 내 피부도 잘 익은 랍스터 마냥 뻘겋게 탔다!
따갑고 쓰리기 시작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It was worth it!
저녁 먹고, 공연하고, 크루즈 내의 엔터테인먼트를 즐겼다.
LCS 클래식 뮤지션들 중 Amanda, Ruthy, Linda와 같이 라운지에서 공연 보고 춤추고, 여태껏 이렇게 여자 뮤지션이 많은 크루즈는 없었는데, 재밌는 girl crew가 생겼다!!
다음날이 밝자 크루즈는 Curacao(쿠라싸오)에 정박해 있었다.
오우.. 아직도 바하마 정박지가 남아있다니! 지금까지만 해도 충분히 즐긴 것 같은데?
항구 근처엔 귀여운 리조트들이 즐비해있었다.
밤늦은 출항 일정이라 여유 있게 Curacao를 즐길 수 있었다.
일단, 리조트 로비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free wifi를 누렸다.ㅋㅋㅋ
소중한 인터넷..ㅠㅠ
빨갛게 탄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해서 긴 옷으로 무장하고 다녔다.
쿠라싸오에 오면 Mambo Beach에 가는 게 필수 코스라고 해서, 해가 질 때쯤 택시를 타고 Mambo Beach로 향했다. 맘보 비치라니!!!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비치잖아!!!
(내가 사랑하는 우리 강아지 이름이 맘보다)
노을 지는 항구에 Koningsdam을 두고 맘보 비치로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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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오늘은 노을빛 바다에서 노는 거야~~~~
뜨거운 햇빛은 이제 그만, 시원한 바람 솔솔 쐬며 잔잔한 노을 파도를 즐기자고!
신난 나와 내 베프. 그녀 역시 긴 옷으로 무장했다.ㅋㅋㅋㅋㅋ
해변가이니만큼 시끄러운 파티도 한참이였는데,
밴드리더 Chris가 아주 신나게 놀고 있었다.
스파에서 일하는 여직원 Ruth랑 친한 건 알고 있었는데, 비키니 차림(거의 헐벗은)의 그녀와 Chris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같이 노는 모습이 보기 상당히 안 좋았다.
왜냐하면, Chris는 갓 결혼한 유부남이었기 때문이다!!
내 크루즈 경력 데이터에 의하면, 스파에서 일하는 여직원들은 유난히 남자를 밝히는데
Ruth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boy-crazy 느낌을 풀풀 풍기는 여자였다.
그런데 하필 유부남이랑 붙어 다닌다니? 베프와 나는 눈살을 찌푸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
우린 칵테일 한잔씩 들고 바다를 거닐며 재잘재잘 떠들었다.
월급 받는 우정여행의 시작일 뿐이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쭈욱 찬란했다.
늘 혼자 배에 타서 새로운 친구들과 다니다가 나와 마음이 꼭 맞는 베프와 함께하니 정말 24시간 든든했다.
이층 침대 아래위에 누운 채로 밤 새 수다를 떨기도 했고
한마디에 빵 터져서 눈물 쏙 빼며 수도 없이 웃었다.
Mambo Beach에서 소소하지만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크루즈로 돌아가서 자는 동안 우린 다음 바하마 섬으로 향했다.
내일은 마지막 바하마 섬, Aruba에 간다.
그리고는 이 뜨거운 적도 부근을 떠나, 유럽을 향해 대서양을 건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