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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스드 폰 Oct 01. 2023

계획적인 J가 되고 싶어? 체스로 보는 계획의 기술

J가 되고 싶은 p에게 추천하는 계획법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이다." by. 브라이언 트레이시




“J가 부러운 P”


몇 해 전부터 MBTI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사회복지학과 출신으로서 MBTI가 유행하기 전에 일찍 접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유료 검사를 진행하여 INFP가 나왔고 마음에 안 들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상을 계획하고 추진력 있어 보였던 NJ 유형이 부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잊고 지내다가 몇 년 뒤 인터넷으로 가볍게 검사할 수 있는 사이트가 만들어져서 재검사하니 여전히 INFP가 나왔습니다.

아, 난 태생 계획적이지 못한 사람인가 보다 하고 포기하니 도대체 J와 P의 다른 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J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태생 P지만 본질을 깨달으면 J의 방식을 흉내라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기 때문입니다.


“J가 계획적, P가 유동적? NO, NO!"


그렇게 J가 되고 싶다는 일념으로 MBTI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다 보니 한 가지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바로 J와 P가 계획적과 유동적을 나타내는 명칭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단지 J가 좀 더 계획적일 확률이 높고, P가 유동적일 확률이 높을 뿐이었습니다.

그게 그 말 아닌가? 하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는 본질적으로 큰 차이입니다.


J의 정식 명칭은 “판단”이며 P는 “인식”입니다. 즉, J는 판단하는 것을 선호하는 유형이며, P는 인식하는 것을 선호하는 유형이라는 뜻입니다.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J는 판단이 완료된 상황(그것이 내가 했던, 정해져 있던)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고, P는 내가 인식을 할 수 있는 상화(판단이 돼 있던, 말던)에서 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의미였습니다.

포인트는 계획의 수립 능력이 아닌 계획된 상황 속에서의 적응력의 차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J보다 더 계획을 잘 세우는 P가 있을 수도 있으며(물론, 그 계획을 지키는지는 별개입니다.)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스트레스받는 J도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계획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사회적 협의, 사상, 의견 등에서도 J는 좀 더 명확한 것을 선호하는 반면 P는 다양한 관점을 더 선호하는 재밌는 차이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선호는 결국 능력의 방향성을 발달시키기에 일반적으로 다수의 J가 다수의 P보다 더 계획적입니다. 하지만 P라고 해서 J보다 더 계획을 못 세운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계획을 세우는 것은 결국 기술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담 그 기술이 무엇인가.

저는 체스 마스터들의 수 계산에서 그 방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체스 선수들은 어떻게 수를 계산할까?"


자메이카 출신의 미국 체스 선수 모리스 애슐리는 역행분석(Retrograde analysis)이라는 사고법을 제시했습니다. 역행분석이란 현재 상황에서 최적의 선택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풀린 상황을 먼저 가정한 뒤 거꾸로 답을 도출하는 일명 '거꾸로 생각하기'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내가 어떤 수를 둬도 상대의 킹을 체크메이트할 상황을 상상한다.

2. 상대를 이런 체크메이트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는 패턴을 역추적한다.



핵심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현 상황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가정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먼저 정하고 그 목표로 접근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역추적하는 것입니다.

이 사고법의 장점은 현실적이며, 배가 산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계획을 짤 때는 지금 시점부터 미래를 상상하며 계획을 짭니다. 그렇기에 "이 정도쯤이면 이게 되겠지."라는 모호한 생각으로 계획을 짜고 실패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달할 지향점을 먼저 정하고 그 역순으로 사고하게 되면 일정 관리, 필요한 업무 범위 등을 더욱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회사 생활에서 역행분석 활용법


그렇담 회사 실무자로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역행분석을 활용하여 계획을 잘 세울 수 있을까요. 바로 체스의 체크메이트 상황을 원하는 목표로 치환해서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목표를 세우고(대목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세부 목표(중간목표)를 세우고 그 세부 목표를 세우기 위한 업무 수립을 계획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큰 목표부터 계획하고 아래로 내려오는 것입니다.

만약 브랜드 마케팅을 한다면 아래와 같이 예시를 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하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그 목표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를 가정하면서 세부적인 단계로 내려오면 내가 이 순간 필요한 업무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틀이 보일 것입니다.


이러한 역행분석은 꼭 거시적인 계획이 아닌 미시적인 계획에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습니다. 위의 상황에서 예시를 들어 8월 20일까지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해야 한다면 “8월 20일 이벤트 시작, 19일 SNS에 업로드할 이벤트 원고 최종 확인, 18일 ··· 오늘 예산 확인” 이런 식으로 구상할 수 있겠습니다. 역행분석은 내가 목표를 어떻게 잡을 것이냐를 통해 큰 전략적 계획부터 세부적인 시간 관리까지 업무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역행분석이란 앞을 내다보기 위해 뒤를 돌아보는 것이다.” by. 모리스 애슐리



핵심 포인트는 명확한 목표 설정" 


역행분석의 핵심은 모호하지 않은 명확한 목표 설정에 있습니다. 목표가 명확해야 그 이후에 따라오는 세부 목표가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체스에서는 내가 체크메이트를 걸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목표를 근거로 이후의 상황을 역추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 업무는 목표 설정이 모호하여 이후의 계획도 모호해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이에, 비전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수치는 얼마인지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면 역행분석은 업무의 계획에 있어서 큰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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