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패스드 폰 Jul 01. 2024

자학 한 까치



조용하고 구불진 길 위에

다채로운 색색 자갈

발에 즈려 밟힌다


그러다 모난 돌부리

발등을 잡아채면
몸도 휘청휘청
내 기분도 휘청휘청


이 길을 간 내가 잘못이지
그저 나의 잘못이지


몇 년 전 실패한 그 선택

그때 그랬으면

이때 이랬으면

표지판 없는 갈림길에

있는 힘껏 고민한 방향일터인데

과정은 잊힌 채 실패한 결과만 시끄럽게 맴맴


가슴 주머니에는 기억갑 속 자학 한 까치

건강에 안 좋을지 알면서

이따금 금연자를 유혹하는 담배처럼

참지 못해 후회의 필터를 거친 기억을 흡입한다


잘못은 오로지 나에게
그저 나에게
그게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삶에 대한 반항


공허한 세상에

누구의 관심을 갈구해서

나는 호소할 상처를 

스스로 입히고

세상에 날을 세우는 걸까


오늘도 자기 연민 중독에 못 이겨

자학 한 까치 피워볼까 불 붙이고는

후회하는 마음에 입은 안절부절못한다


이전 28화 문과의 악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