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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스드 폰 Jul 08. 2024

굳은 만년필



쓰이지 않은 만년필은 죽은 심장이다


잉크는 걸쭉히 굳어

겨울 감기에 걸린 것처럼 답답하고
활력 넘친 검은 혈액은 좁은 혈관 속에 정체(停滯)

먼지 속 숨은 공책에
빛바랜 꿈같은 새하얀 향취 풍겨
무엇이든 채울 수 있는 삶의 여백

겨우 쥔 기회에
희망을 그리는 잉크는

무딘 촉에 고여 그저 흘러간다


진작 깨달았었다면...
흐름을 멈춘 삶에 피는 굳고

미래는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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