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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10. 2024
문과의 악수
나는 오늘 세상을 숨기는 문과 화해해볼까 한다
그것은 냉전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
문 뒤, 등 돌린 세상은
어둡게 정체가 가려진 블랙박스여서
깨끗한 하얀 구름 아래, 맑은 바람품에
영혼까지
청아
한 세상 속에서
땅속에서 호시탐탐 독을 숨긴 독사처럼
어쩜 이리 악의를 숨겼는지
마법사의 투명망토를 보듯
영문을 알 수 없어
애꿎게 문소리만 크게 울렸다
문틈 하늘은 훈훈하게 맑지만
내 귀에는 언제나 빗소리가 들어차고
곧 홍수에 휩쓸리지 않을까 벌벌 떨며
행복한 새된 웃음은 절규와 구별 없어
삿된 마음 문에 토해내니
이윽고
문은 내게 등 돌려 굳게 막아섰다
밀폐된 방에 핀 고독
스스로 꽉 끌어안아도 부족하니
그제야 네가 돌아오는 나를
언제나 반겨줬음을 깨닫는구나
용기 낸 화해의 손길
문은
용서
하듯 문고리를 내밀고
너를 통해 나는
세상과 악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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