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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ism Sep 02. 2016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 두브로브니크

#8. 헬로! 두브로브니크!

죽기 전에 가봐야 한다는 그곳. 결국 죽기 전에 왔구나.


스플리트에서 두브로브니크로 이동하는 방법은 버스도 있지만 페리를 이용할 수도 있다. 버스의 경우 꽤 오랜 시간을 가야 하는데 작년에 디스크 시술을 받은 후에 장시간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난 페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스플리트 항구에 가면 아침 7시 45분에 출발하는 페리가 바로 어제 흐바르 섬에 갈 때 탔던 그 페리이다.


출발하기 전 허기를 달래기 위해 간단한 빵과 주스를 사서 항구 근처 벤치에 앉으니 작은 선박과 함께 아침 항구의 절경이 펼쳐졌다. 참고로 내가 탈 배는 저 배는 아니다.


멀리서 뭔가 비행기 같은 게 보인다 했더니 영화에서나 보던 수상 비행기(?)가 보인다.


두브로브니크로 향하는 페리는 보통 출발 45분 전인 7시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한다. 어제 흐바르 섬에 가느라 한번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나름 눈치가 생겼다. 빨리 줄을 서면 좀 더 좋은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1층 페리 후미 쪽 가운데 테이블 석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테이블석이 양쪽에 사람들이 앉도록 되어 있는데 이 자리는 한쪽으로만 배치가 되어 있어 앞사람을 보지 않고 편하게 갈 수 있다. 다만 뒤로 가야 하는데 무리가 없다면 말이다.


한참을 가다 보니 두 꼬마 아가씨들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뒷모습만 보니 뭔가 근심이 많아 보이는 모습인데.. '얘들아! 세상은 참 아름다운 곳이란다.....' (쿨럭)


스플리트를 출발하여 흐바르 섬에 가기 전에 'Brac'이라는 작은 섬을 지나친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보이는 걸로 보아 평범한 섬인 듯.

 

요트 위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관관객들. 스플리트, 흐바르 섬 그리고 지금 향하고 있는 두브로브니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아주 여유롭게 여름휴가를 즐기는 모습들이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두브로브니크 항구에 도착했다. 두브로브니크의 핵심지인 구시가지는 이곳에서 좀 떨어져 있는데 난 일부러 숙소를 항구 근처로 잡았다. 구시가지와 비교하여 좀 더 좋은 환경과 저렴한 숙박비라는 장점 때문이었다. 숙소는 항구 바로 앞에 위치한 곳으로 구시가지까지는 숙소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6 정거장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충분히 매력적인 위치임에 틀림없다.


숙소에 들어선 시간이 약 12시 40분. 데스크에 물어보니 오후 2시부터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캐리어 가방을 데스크에 두고 2시에 오라고 해서 숙소 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마침 리조또 메뉴가 보였다. 며칠 동안 밥을 먹지 못해서 그런지 다른 메뉴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얼마만의 밥이던가.



숙소에 들어서니 해변 방향으로 테라스가 있고 창문을 여니 햇살 가득한 해변의 모습이 펼쳐진다. 참 잘 골랐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서둘러 구시가지로 향했다. 숙소 앞에서 구시가지로 가는 버스는 20~30분 간격으로 있었고 사람들로 붐비긴 했지만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3일짜리 두브로브니크 카드를 구입하니 10번 버스를 탈 수 있는 교통권도 함께 들어있어 버스를 이용하는데 큰 불편이 없었다.


두브로브니크 카드를 구입하면 성벽 투어 요금이 공짜이다. 이것저것 따지면 두브로브니크에서는 이 카드가 딱일 듯싶다. 성벽에 오르니 플라차대로 가 한눈에 들어온다.


성벽과 건너편 성곽 사이에 바닷길이 보이는 모습이 참 풍요롭기 짝이 없다.


성벽 중간중간 작은 구멍으로 구시가지 모습이 들어온다.


카메라에 있는 HDR 모드를 살짝 적용해 보니 꽤 운치 있는 사진 한 장이 펼쳐진다.


성벽 위에서 쉬고 있는 갈매기의 모습도.


성벽을 걸어가는 동안은 정말 시선을 어디에 두어도 보이는 곳은 하나같이 절경이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을 내리쬐는 햇살을 맞으며 걸어야 함에도 힘들거나 피곤한 줄 모를 정도였으니..


할아버지 한분이 열심히 노를 젓는 모습도 보이고


저걸 뭐라 하는지 모르겠는데.. 수상오토바이? 암튼 그걸 타고 아드리아해를 가로지르는 젊은이의 모습도 보인다.


뭔가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본듯한 모습의 선박도 열심히 바다를 가르고 있다.


깎아지른듯한 절벽에 관광객들이 일광욕과 해수욕을 만끽하고 있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난 필레 문 쪽에서 성벽에 올랐는데 성벽을 절반쯤 지나다 보니 그 반대편에 있는 구항구의 모습이 보인다. 이곳에서 근처 섬으로 가는 작은 배편들이 많고 내일 여기서 CAVTAT로 가는 배를 탈 예정이다.


어린 꼬마 아가씨가 겁도 없이 발을 들고 성벽 아래를 바라보고 있다.


이 배 안에는 언뜻 봐도 노인분들로 가득해 보인다. 단체 관광이라도 온 것일까?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노인분들이 여행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 뭔가 노년의 한가로움이 묻어 있는 듯 보여 내심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렇게 늙어야지....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는 내내 날씨가 참 좋았는데 두브로브니크는 특히 햇살이 강해서 어디든지 사진을 찍으면 아름다운 모습이 담긴다.


이곳은 플로체 문에서 구시가지로 진입하는 내리막 길로 스르지 산행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 사람들이 이곳을 통해 구시가지로 들어오게 된다. 나 역시 내일 스르지산에서 내려올 때 분명 이곳을 지나겠지.


성벽을 끊임없이 걷다 보면 구시가지를 담을 수 있는 곳들이 나온다. 이곳도 그런 곳 중에 한 곳이다.


멀리 스르지산에서 내려오는 케이블카가 보인다.


성벽을 좀 더 걸으면 더 좋은 뷰포인트가 나오고 이렇게 두브로브니크를 상징하는 빨간 지붕의 구시가지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성벽에서 가장 높은 곳이 바로 저기다.


성벽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니 더 넓은 뷰가 펼쳐진다.


그렇게 1시간 넘게 성벽을 걸으니 처음 올라왔던 지점인 필레 문 쪽 계단이 보인다.


성벽을 내려오니 활기찬 플라차대로의 모습을 만난다. 구시내 바닥이 온통 대리석으로 되어 있는데 매일 청소를 하는지 반짝반짝 빛나는 대리석 바닥을 걷는 기분이 참 상쾌하다.


꽃보다 누나 아니 박영석 PD가 참 대단한 게 꽃보다 누나로 인해 그전까지 잘 찾지 않던 크로아티아에 한국인들이 몰려오게 만들고 한국말을 하는 현지인 그리고 여기저기 한국어로 된 안내판들을 만들어냈으니 참.....


형형색색의 앵무새가 호객들을 낚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ㅎ


플로체 문에서 구시가지로 진입하는 계단의 모습을 반대편에서도 담아보았다.


광장 곳곳에 늘어선 노천카페와 식당들. 대부분 비슷한 메뉴와 비슷한 가격대로 손님을 맞고 있다. 관광지이고 명당이다 보니 늘 가격은 좀 비싸다.


구시가지에는 이런 젤리(?)류를 판매하는 매장이 몇 군데 있다. 젤리와 마쉬멜로우 등을 파는데 저 바나나 모양을 2개 샀는데 맛이 굉장히 달다. 저거 2개 딸랑 샀는데 한 8천 원 정도 낸 것 같다. 역시 관광지답다.


길바닥에 아예 철퍼덕 누워 망중한을 즐기는 길냥이의 모습을 보니 참 여유롭기 짝이 없다.


혼자 온 여행이지만 그래도 현지 음식 하나 정도는 먹어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조용한 노천식당을 찾았다. 두브로브니크는 해물이 유명한데 문어와 새우가 들어간 음식들은 대부분 2인 기준으로 판매하는 음식들이라 선택의 권한이 많지 않았다. 평범한 생선구이에 익힌 감자와 호박. 빵이 함께 제공되었기에 생선살을 발라 빵에 얹어서 먹어보니.... 꽤 괜찮은 조합이다. 한국 가서 다시 한번 시도해 봐야지.


숙소로 돌아오니 어느덧 해가 기울었다.

두브로브니크는 죽기 전에 꼭 와봐야 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다행스럽게 죽기 전에 오게 된 셈이다. 뭐 어디든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이 없으랴.


그렇게 두브로브니크의 첫날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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