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TP_kYSn01m8
1. 이태원 압사 사고에 의한 사망자가 151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번 사고 피해자의 사망 원인,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의학 용어로는 외상성 질식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보통 질식이라고 하면 떡이나 고기 같은 음식물을 씹지 않고 삼키다가
기도를 막아서 호흡부전으로 의식을 잃고 사망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외상성 질식은 강한 흉부 또는 복부 압박으로 호흡이 유지되지 못해서
의식을 잃고 사망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대부분 교통사고나 낙상, 끼임 사고 등에서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좁은 골목길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넘어지고 눌리면서
외상성 질식 사고 사례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2. 희생자 상당수는 선 채로 압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선 채로 압사당할 수도 있는 겁니까?
단순히 서 있는 상태에서는 호흡을 유지할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은 드물고요,
다른 현장 상황을 보면 다리가 닿지 않고 인파에 끌려 떠다닐 정도의 인파가 몰렸다고 하니
그 정도 상황이라면 서 있는 상태에서도 외상성 질식이 발생했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3. 구조 당시 대다수에서 이미 심정지가 왔다고 하는데요.
이건 의학적으로 어떤 상태입니까?
질식으로 호흡이 1분만 이뤄지지 못해도 이산화탄소가 쌓이면서 호흡곤란이 오게 되고
뇌로 산소화 된 혈류가 가지 못하면서 의식을 잃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외상성 질식으로 심장에서 대동맥을 통해 나오는 혈류 자체도 압박에 의해 부전이 오면
심정지에 이어 4분 내로 뇌손상이 시작이 되고요, 30분이면 뇌세포가 비가역적인 손상을 받습니다.
구조 상황이 구급대 도착 후에도 바로 이뤄질 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질식 후 30분을 넘긴 환자들이 다수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4. 이런 압사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응급의료 지침은 뭡니까?
비슷한 일이 종종 대규모 콘서트 등에서 발생한 적이 있는데요.
너무나 당연하게도 좁은 공간에 일정 수준 이상의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면 질서를 유지하고 유입 인원을 제한하는 조치가 필수입니다.
만약 넘어져 깔린 사람이 있으면 일어날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이
즉시 공간을 확보할 정도는 되어야 이런 사고가 미연에 방지될 수 있겠죠.
5. 현장 영상을 보면 소방관들과 경찰, 일반시민들까지 적극적으로
심폐소생술, CPR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의식을 회복
하지 못했는데요. 그 이유가 뭡니까?
앞에 말씀 드린 것처럼 심폐소생술은 뇌로 가는 혈류를 심정지가 왔을 때 대신 해주는 술기입니다.
만약 심정지 후 30여분이 지나서 이미 뇌세포가 비가역적인, 다시 말하면 영구적인 손상을 받으면
심폐소생술을 해도 심장 기능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경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주셨지만 안타까운 일입니다.
5-1. 그러면 심정지 상태로 4분이 지나면, CPR 받아도 회복하기
어렵다는 말씀이십니까?
심정지 후 4분이 지나면 통계적으로 봤을 때 대략 심폐소생술 시작이
1분 늦어질 때마다 10%씩 사망률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의식 잃고 쓰러진 상황이 발생하면 의료인은 맥박을 확인하고,
일반인은 맥박 확인 없이라도 흉부압박을 1초에 두 번 하면서
119 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뇌로 가는 혈류를 유지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알리는 것이죠.
6. 그런데 당시 도로 상황이 여의치않아 사고 현장에 도착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또 밑에 깔린 사람을 구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죠?
네, 그 사고 현장 뿐 아니라 주위로도 거리가 다 인파로 가득 차서 접근조차 여의치 않았다고 합니다.
7. 너무나 안타까운데요.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필요했던 조치는 어떤 것이었습니까?
큰 도로도 통제를 당연히 해야 하지만 골목 골목에도 유사시에 통제할 수 있는 인원이
배치되어 있어야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8. 지금 부상자들도 상당히 많죠. 아직 상태가 파악되지는 않고 있는데,
압사로 인한 부상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무엇입니까?
부상자는 아마 흉부, 복부 장기 손상이신 분들은 혈관 손상, 장기 손상으로
위독한 분들이 아직 몇 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요,
그 외에 부상자 분들은 인파에 깔리면서 다리 등을 밟혀 발생한
정형외과적 부상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8-1. 사망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까?
정형외과적 부상도 심한 경우는 crushing injury, 압궤손상이라고 해서
손상된 근육세포에 의해 심정지가 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수액치료로 병원에서 잘 대처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그 중에서도 사망자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9. 이번 사고처럼 대규모 인파가 몰렸을 때 사람에 눌리거나 깔렸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당연히 즉시 밟히지 않도록 공간을 만들면서 소리를 질러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환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되 만약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라면
안전한 공간으로 옮겨서 호흡보조와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이 되겠습니다.
10. 마지막으로 이런 사고를 막으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말씀해주시죠.
이 같은 사고는 미연에 사람이 너무 몰리지 않도록 컨트롤 하는 것만이 대응이라고 봐야죠.
이번에 수 년 전부터 조직되어 훈련중이던 재난의료지원팀이라고 하는 K-DMAT 팀이
즉시 연락을 받고 출동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응급실 등 의료 자원이 효율적으로 분산되어 사용될 수 있도록
의료인들이 즉시 현장에 출동해서 환자 분류하고 긴급 대응하는 팀입니다.
이번에 소방 긴급 단계 발령과 K-DMAT 팀 출동이 비교적 잘 대응했다고는 하지만
미리 예고된 대규모 행사에 사고 발생을 예상해 미리 대처하지 못한 점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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