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10월 29일 일어난 이태원 압사 참사에서 15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요. 압사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먼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처참한 재난이 발생했습니다.
오랜 동안 응급의학 전문의로 살아왔지만 이렇게 처참한 광경은 처음 보았고,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상자와 가족들 모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압사는 의학 용어는 아니고요, 지금과 같은 사망의 원인은 외상성 질식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질식이라고 하면 떡이나 고기를 먹다가 기도를 막아 발생하는 호흡부전을 말하는데
이번 참사의 경우는 외부에서의 힘으로 호흡을 하지 못해 호흡부전이 온 경우 입니다.
보통 교통사고에 의한 외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외에는 낙상이나 기계 끼임 사고에서 발생합니다.
Q. 이태원의 경우 사망자 비율 중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았다고 합니다.
성별에 따른 차이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장에 여성이 많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비슷한 수가 있었다는 가정 하에는
남성이 키가 조금 더 크고 팔 근육이라던지 자신의 흉곽을 방어할 수단이
여성보다는 더 있었기 때문에 사망 숫자에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 일부 희생자는 선 상태로 압사를 당했다고 합니다. 서있는 상황에서 압사를 당하는 것도 가능한 건가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인데 저도 선 채로 발생하는 압사 양상의 외상성 질식은 처음 봤습니다.
듣기로는 너무 인파가 좁은 곳에 몰려 발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눌렸다고 하니
그 정도의 힘이 가해진다면 노약자나 이번 같은 여성의 경우 호흡근을 사용하지 못해
호흡부전에 의한 의식저하에 이어 사망까지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Q. 심정지 당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어떻게 되나요?
당연히 심정지 직후 바로 응급처치가 들어가야 생명을 살릴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최소한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이 이뤄져야 의미있는 생존을 할 수 있습니다.
뇌세포가 비가역적인 손상, 다시 말해 영구적인 손상을 입기 시작하는 시간이 4분이기 때문입니다.
심폐소생술 없이 4분이 지나고부터는 1분에 10%씩 사망률이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Q. 2005년 경북 상주 가요 콘서트 압사 사고와 유사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상주 압사사고 또한 약간 경사로가 진 곳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합니다.
경북 상주 가요콘서트 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0510040720261
2005년 상주 압사 사고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가수를 가까이 보려고 앞쪽 의자를 차지하는 경쟁이 벌어지는 바람에
좁은 통로와 같은 출입문으로 일시에 5천여명의 인원이 갑자기 뛰어들면서
앞쪽에 있던 사람들이 밀려 넘어지고 뒤에 있던 사람들은 앞쪽 상황을 모르고
밀고 들어와 밟고 지나가면서 11명의 사망이 발생하고 70여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Q. 압사 참사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 특히 압사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어디라고 보십니까?
- 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주로 경기장 콘서트 축제현장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너무 좁은 공간에 넘어져도 일어날 공간조차 만들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리면
넘어지는 사람이 생기면서 순차적으로 밟고 지나가거나 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고요.
이번 사건 현장처럼 내리막길이라도 있다면 넘어지지 않아도 뒤에 사람들의 몇 톤이나 되는 하중이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몰리게 되면서 지금과 같은 외상성 질식에 의한 호흡부전 사고가 가능합니다.
Q.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 사전에 대책은 무엇이 필요했다고 보십니까?
- 압사 사고 발생 시 제일 중요한 응급 처치 방법과 대응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사전에 대규모 행사가 있을 것이 예상되었다면 미리 통행로를 확보하고 밀집도를 조절 했어야 합니다.
너무 좁은 골목에 많은 수의 사람이 들어가지 않도록 미리 입구에서부터 컨트롤 했어야 하고
사건 현장과 같은 좁은 내리막길은 한 쪽 방향으로만 통행하게 한다던지 하는 조치를
미연에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 대량 재난 사고가 발생했다면 시민들도 이걸 동영상으로 찍고 지켜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구급차와 DMAT 팀이 들어올 수 있도록 경찰의 통제에 따라 통로를 확보해야 합니다.
출동했던 의료진들이 도로 확보가 안되어 무거운 기구들을 들고 현장까지 뛰어 들어가야 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놀러 나왔다 하더라도 사건 현장이면 통제에 따라주어야 하는데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쉬운 모습이었습니다.
Q. 사고 발생시 최소한의 사고를 막기 위해 시민들이 할 수 있는 대처 방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너무 인파가 밀집된 곳에는 들어가면 안 되고, 들어갔다가도 누가 넘어졌거나 하면
바로 소리 질러 주위에 알리고 일어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뒤이어 다른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많은 인명이 다칠 수 있습니다.
또 자기만 길을 빨리 지나가겠다고 급한 마음에 군중을 밀치거나 하는 행동은
이와 같은 큰 사고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절대 군중을 미는 행동은 하면 안 됩니다.
이미 사고가 발생했다면 환자가 의식이 있는지 살펴보고 반응이 전혀 없다면
119 신고함과 동시에 기도 확보와 함께 심폐소생술을 하며 119 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뇌 혈류를 유지해주면서 저산소성 뇌손상이 오지 않도록 시간을 벌어야 합니다.
일반적인 심폐소생술 상황과는 달리 이번같은 경우는 호흡부전에 의한 심정지이므로
기도유지와 호흡보조가 우선되는 상황입니다.
호흡보조가 우선시 되는 대표적 사례는 질식이나 목맴, 물에 빠지는 사고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