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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출어람 Dec 17. 2018

장군이와 이병 박은왕

군기 충만한 이등병이지만 뭔가 부족하다

이등병 계급 때는 평상시 걸어 다니기보다는 항상 뛰어다녀야 했다. 걸어 다니다 선임에게 눈에 띄는 날이면 군기 빠졌다는 둥, 개긴다는 둥 온갖 잔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이등병 박은왕은 귀에 이상이 있어 전입 초기에 고생 좀 하였다. 고참들이 휴가 나가면 꼭 보청기 사 오라고 당부를 할 정도였다.    


박은왕 이병이 취사장에서 막사로 뛰어가고 있었다. 마침 ‘장군이’라는 진돗개가 막사 쪽에서 취사장으로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이때 최얼음 상병이 장군이를 불렀다.    


“장군아!”    


들은 척도 안 하는 개.


잘 못 듣는 박은왕.


가던 길을 계속 가는 장군이.


뛰어가다 얼음 상태가 되어 소리를 빽빽 지르는 박은왕.  

  

“이병! 박! 은! 왕!”        



당신이 나의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 서로 남이었다. 우리 둘의 애칭이 생기는 순간 존재의 이유는 더 생겼다. 


#장군이 : 사단장님께서 키운다는 진돗개라는 소문만 있었을 뿐, 개 이름은 없었음. 그렇게 추측하다 보니 병사들 사이에서 ‘장군이’로 자연스럽게 부르게 되었음

#개기다 : 명령이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반항하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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