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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출어람 Nov 15. 2019

운전병

꽃보직도 있지만 군대에선 아무것도 안 해도 힘들다.

운전병 중 1호차 운전병은 사단장님이나 연대장님과 같은 지휘관의 차량을 운전하는 병사로서 어떤 지휘관을 만나냐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의 보직이 되곤 한다. 훈련 및 점호 열외, 핸드폰 사용 등 여러 장점으로 꽃보직이라 하기도 하지만 높은 분을 측근에서 모신다는 것은 그날 분위기에 따라 아주 힘든 일이 되기도 한다. 운전 이외에도 지휘관과 계속 붙어 다니며 잔심부름을 해야 한다. 하지만 회의나 참모들이 있을 때 운전병은 쉴 수 있는 날이 많다.    


지휘관이 회의에 가고 한 운전병이 대기하며 휴식하게 되었다. 새벽부터 순찰 운행으로 피곤했던 운전병은 몰려오는 잠을 참다가 잠시 졸게 되었다. 마침 지휘관께서 차에 탔지만, 그것도 모르고 운전병은 계속 졸고 있었다. 지휘관은 운전병을 깨우지 않고 배려하여 가만히 앉아 있었다. 졸다 잠이 깬 운전병이 혼자 한마디 했다.   

 

“이 XX 왜 이리 안 와?”    


이날 이 운전병은 꽃보직을 잃고 군기 교육대에 입소하는 선물을 받게 되었다.  

      


혼자 있을 때도 말조심해야 한다. 쥐도 알고 새도 알고 있다.      


#꽃 보직 : 편하고 안전한 보직으로 본인이 군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고 함  

#군기 교육대 : 군대의 기강을 세우기 위해 운영되는 어마 무시하게 강한 군사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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