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 아빠께 큰 선물이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

by 서비휘

쪼꼬미들과 매일 만나다 보면 그 부모님을 한 번 본 적 없어도 맨날 만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몸짓이나 손짓, 말투, 행동거지 하나하나 그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할 테니.


가끔씩 저 쪼꼬미의 부모님을 꼬옥 한 번 만나보고 싶단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말끝마다 사랑이 뚝뚝 떨어질 듯한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친구,

반짝이는 생각이나 뒤집어보고 비틀어보며 말하는 친구,

한 글자 한 글자 물어가며 쓰고 매번 틀린 답을 말하는데, 다음번에 주눅 들지 않고 손을 들고 틀린 답을 또 말하는 친구,

마지막 한 명이 가장 먼저 만나고픈 부모님 중의 한 분인데,

쪼꼬미가 불러주는 걸 받아 적다 문득 든 생각이다. 글자를 잘 모르는 7살 K가 불러주는 말인즉슨

“나는 엄마, 아빠께 큰 선물이다. 엄마 아빠에게 아주 소중한 아이였다.”

아이에게 어떻게 자존감을 주며 길렀기에 저렇게 당당히 스스로 소중한 존재임을 말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케 했는가 싶은 것이다.


지혜로운 부모가 되기 위해 먼저 살아오신 어르신의 삶의 지혜도 들어보고, 책을 읽기도 하고, 혼자 생각에 빠져보지만, 어느 순간 삐거덕거리며 서로 못마땅해하는 일이 다반사.


조금 전에도 그랬다. 퇴근 길 전통시장엘 들렀더니 전어 한 보따리 만원인데, 두 보따리 준다는 거다. 낑낑대며 들고 왔다. 잘 장만해서 구워 먹으면 잔가시가 많아도 맛있게 먹었던 어릴 적 기억 때문이다. 저녁에 먹을 것만 겨우 내장을 빼고 손질하여 구워냈다. 그이는 생각보다 맛있게 먹질 않고 아드닝은 손도 대지 않고, 결국 나만 배 터지게 먹고도 남았다. 1인분이 아닌 3~4인분은 구웠으니.


저녁이 부실했는지 또래오래에서 핫 참숯 통다리 바베큐를 주문했나 보다. 남은 전어 겨우 손질 끝내고 나오니 도착되었다. 그이와 아들은 저녁밥 먹지 않은 사람처럼 맛있게 먹고 있었다.

“탄 부분은 떼 내고 먹지.”

그이와 아드닝은 굽다 겉 부분이 탄 것을 그냥 마구 먹어댔다. 좀 심하게 탄 부분은 떼 내고 먹길 원해서 한 말인데, 맛이 뚝 떨어졌나 보다. 먹다 말고 아드닝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이도 더 이상 먹지 않았다.


저녁 한 끼 먹는 것도 서로 맘에 맞지 않아 큰일처럼 벌어졌다. 가족들의 입맛에 맞게 해 준다면 인스턴트 잔뜩 넣어주면 좋아라 할 텐데. 요리랄 것도 없이 쉽게 금방 끝이 나고 좋은데, 손질하고 요리하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몸에 도움 되는 걸 해주고 싶은 것. 입들이 너무 바깥 음식에 길들여져 버렸다.


쪼꼬미들과 그 부모님들은 음식으로 아직 부딪히진 않겠지. 미소 짓고 웃음 짓게 하는 모습들과 더불어 먹는 음식도 건강한 맛으로 나중에도 이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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