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그리워 저녁 찬거리 중 미나리 한 단을 무심코 집어 들었다. 싱싱함을 더해 입맛 돋게 더없이 좋을 미나리. 녹산 농협 빨간 머플러를 두른 듯 목도리 부분을 댕강댕강 잘랐다. 흐르는 물에 미나리를 씻었다. 살짝 데쳐 나물로 무쳐 먹으니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참 좋다.
잘린 밑동은 버릴까 하다 하얀 뿌리가 살아있는 것을 보았다. 유리그릇에 물을 가득 받아 밑동을 퐁당 빠뜨렸다.
‘우후~!! 난 다시 살아났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미나리가 좋아하는 소리가 막 들리는 듯.
“미나리야, 쑥쑥 자라라!”
말을 하면서 설마설마했다.
반신반의하며 밤새 녀석들 얼마큼 자랐나 들여다보는 나. 뜨악! 성미 급한 녀석들 땅!! 총소리 들은 마냥 냅다 달리고 있다. 건조하고 바싹 마른 우리 집 어느 귀퉁이서 초록의 싱그러움 불어넣어줄 미나리 이파리가 반가울거 같다.
한 때 울 집 식물들 거창한 거 아니어도 잘 자랐었다. 어느 해 추운 겨울 이사 다니다 몽땅 얼고, 난 화분 하나 겨우 살아남았다. 참 안타까웠다.
그 후 봄이 되면 방글방글 웃는 꽃가게 앞을 지날 때면 화분 속 식구들 보려 쪼그려 앉는다. 걸음 속도 늦추다 지나친 다. 얼어 죽게 만들었던 그 식물들 생각나 선뜻 사지 못하는 거다.
매일 출근하는 사무실엔 실내 식물 친구들 많아서 좋다. 집콕 사무실콕 좋아하는 식물들 물 자주 주지 않아도 된다. 씩씩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고, 촉촉한 감성 늘 느낄 수 있는 식물 친구들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