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한동안 즐겨봤던 TV 프로이다.
얼마전 7주년이라는 문구를 본적이 있다.
자연을 싫어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프로그램을 한회 두회 보다보면,
나도 언젠가는 평화롭고, 자유스럽게....
마냥 행복한 저들의 웃음처럼 자연인으로 한번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도 가끔씩 해보았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매주 방송을 했을터인데,
우리나라에 자연인으로 사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모양이다.
자연인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나 문화에 속박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람" 이라고 정의한다.
출연자의 모두가 그런건 아니지만,
열명중에 일곱, 여덟은 나름대로의 사연도 있고 아픔이 있다.
그들은 '사전의 정의' 처럼 무언가에 속박되기 싫어서 자연인이 된것일까?
"나는 자연인이다" 의 더할나위없이 순수한 타이틀과는 다르게
자연인이 된 그사람은 자연인이 되기전 현실에 대한 좌절과 비관으로 전전긍긍하다
결국은 포기에 대한 자기합리화와 자위적인 도태로 자연인이 된 것일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드는건 사실이다.
사람들속에서 살다보면, 자의든 타의든 어쩔수 없는 행동과 선택들을 하게 된다.
그 행동과 선택들에 자의의 농도가 짙으면
타인들은 그것들에 대해 이기적이라고 규정하는 경우가 그렇치 않은 경우보다 많다.
또한, 그 행동과 선택들이 그들이 생각하는 기준과 다르거나, 수준 보다 모자르면
그또한, 무능력과 게으름으로 규정한다.
"필요에 의해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것은 다른 한편으론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법정스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살기는 요즘 시대가 너무 많은것을 강요한다.
그 시대속에서 사는 많은이들이 그런 무소유에 있어서는 무능력하다.
행복의 가치기준의 많은 부분이 물질적인 것에 기인하여 시작되는것도 사실이고,
그 가치를 쫓는 또 다른 목적은 남들보다 덜 외롭기 위해서,
또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할수 있겠지만,
그 덜 외롭고, 더 행복한것은
'남들보다' 라는 전제아래 어짜피 상대적인 것일진데,
그 비교대상이 나보다 더 외롭고, 덜 행복한경우는
어떤 논리와 비교로 지금의 바쁘고 힘든 걸음을 이해시킬수 있을까?
아마도 그런 경우라면 나보다 우위 조건의 누군가와 비교하는 경우가
자연인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일것이다.
그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더 외롭고 덜 행복함을 느끼며,
타의에 의해 더 바쁘고 더 힘들게 걸을것이다.
도시속, 누군가와 더불어 사는 자연인(?)을 찾는다는것은 힘든일이겠다.
비내리는 밤은 조금 센치멘탈해 지는거 같다.
사소함에 대한 집착과 고리타분한 아집도 만만치 않는 내가
외로움이니, 행복이니, 무소유니,,,
비오는날, 청승이 충만하다.
점점 비판론자, 비관론자가 되가는거 같다.
혼자 이런 저런 낙서를 하다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어지러워 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두워 지고, 날카로워 진다.
비오는 날은 파전에 막걸리나
불콰하게 한잔하고,
일찍 자는게 좋겠다.
내일도 비가 온단다.....
2019. 9. 22. ㅅㅓㄱ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