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시간 전에 먹은 밥 반찬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슨 치매 초기증상의 진단근거가 될만한 자백같다.
하지만, 잊고 싶었고 기억하기 싫었던
어떤것들은 치워도 치워도 생겨나고,
버려야 할 무엇처럼 쌓여간다.
선택적 망각이 가능하다면 살기가 편할까?
저마다 잊고 싶은 기억들이 없을 순 없을거다.
사실 잊고 싶은 기억의 대부분은 하지 않았어야 한
무엇가에 기인한 일들이다.
사실 한편으론 잊고 싶고, 생각조차 하기 싫은 것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더 안 잊혀지고, 더 자주 생각난다.
선택적으로 기억의 지움이 가능하다면,
그래서 좋은 기억들과 잊기 싫은 기억만을 머릿속에 남겨두었다면,
과연 좋을까? 편하게 살까?.
그래서 밤에 잠은 잘잘까?
참 한심하다. 이런 쓰잘데 없는 생각으로
생각 안났으면 하는 기억들을 또 한번 떠올리니 말이다.
말이 났으니, 언제 한번 잊고 싶은 기억과
다신 생각나지 않았으면 하는 그것들의 List를 한번 적어봐야 겠다.
그 가지수가 많고 적음이 상처가 많고 적음
또는, 상대적으로 성격의 연약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야 될 순 없겠지만,
또, 그 목록을 적으며 다시 또 그 생각들과 기억들이 싫어도 찾아오겠지만,
그래도 한번 적어보련다.
선택적 잊음이 가능한 시절이 오면,
그 목록을 꺼내 펼쳐보며,
또 한번 그 생각과 기억들을 꺼내볼것이다.
(그때까지 정상적으로 생각이란걸 할만큼 건강할지,
아니면 모든걸 망각하고 떠나
남겨진 이들이 나를 망각하고 살지도 모르지만)
몇 개나 그 목록에서 지워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도 지울것이고,
기억이 나더라도 처음의 그것과 다르다면 지울 것이다.
그 지워지는 목록은 처음의 목적과 구분속에서의
陰과 黑은 아닐 것이다.
그런 좋은 시절이 올때까지 얼마나 많은 목록이 생길지
또, 그때는 얼마만큼의 지움이 가능할지 모르긴 하다.
2017. 8. 22. ㅅㅓㄱㅣ